god는 '국민 그룹' 수식어가 붙는 팀이다. 1999년 데뷔해 지금까지 자신들의 색깔로 노래하는 몇 안 되는 '국민 그룹'이다. 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god스러워서 더 좋은 god다.
god는 16일 오후 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15 god 콘서트'의 첫 날 공연을 이끌었다. 대표적인 팬송 '하늘색 풍선'으로 포문을 연 멤버들은 곧바로 '니가 있어야 할 곳', '스탠드 업', '사랑이야기', '댄스 올나잇', '관찰'로 흥겨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god는 콘서트를 그저 팬들과 즐기는 축제 한마당으로 만들었다. '왜'를 부르며 등장할 때 다섯 멤버들은 고프로 카메라를 들고 팬들을 찍었다. 라이브를 소화하면서도 팬들 한 명 한 명을 두 눈과 카메라, 그리고 가슴에 담았다. 구석구석 공연장을 누비며 팬들 모두와 교감했다.
'니가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애수'에 지난 9일에 발표한 신곡 '웃픈 하루'까지 다채로운 볼거리가 완성됐다. 여기에 데뷔곡 '어머님께', 메가 히트곡 '거짓말', '길'과 지난해 재결합해서 내놓은 '미운오리새끼'까지 god의 역사를 담은 무대가 꾸며졌다.
모든 곡마다 멤버들의 목소리에 팬들의 합창이 더해졌다. 16년을 함께한 멤버들과 팬들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퇴색하지 않고 자신들의 음악을 내세운 god와 항상 그 자리에서 응원해 주는 팬들의 우정은 빛났다.
수요일 밤이었지만 금요일이라 생각하라며 멤버들은 '프라이데이 나잇'과 '0%', '하늘색 약속'을 엔딩곡으로 준비했다. 2시간이 넘는 공연이었지만 멤버들과 팬들은 지친 기색 하나없이 어우러져 노래하고 춤 췄다.
이내 god는 본 공연 같은 앙코르 무대를 시작했다. 신곡 '네가 할 일'을 시작으로 '촛불하나', '하늘색 풍선', '사랑해 그리고 기억해'가 공연장에 울려퍼졌다. 멤버들과 팬들은 두 눈을 맞추며 오래도록 추억을 간직했다.
이날 공연에서 아이돌 같은 '칼 군무'는 없었다. 화려한 무대장치나 솔로, 듀엣 퍼포먼스도 빠졌다. 하지만 god는 다섯이 같이 있을 때 더욱 빛나는 법. 여기에 한결같은 사랑을 주는 팬들의 마음이 더해져 믿고 즐기는 공연이 완성됐다.
공연 말미 하늘에선 하늘색 풍선이 내려왔다. 멤버들이 공연 중간에 찍은 팬들 영상은 스크린을 가득 채웠다. 다섯 남자는 팬들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고 관객들은 박수로 무대 위 스타들을 응원했다.
god와 팬god는 공연으로 하나가 됐다. god스러워서 더 좋은, 팬god라서 더욱 행복한 밤이었다. /comet568@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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