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혜리가 아닌 덕선은 상상할 수도 없을 정도로, ‘혜리=덕선’인 듯 하다. V앱을 통해 팬들과 소통에 나선 혜리의 평상시 모습이 너무나 덕선스러웠기 때문. 차분히 팬들의 글을 읽으며 ‘응팔’ 뒷이야기를 들려주는 혜리의 모습이 친근하고 정겨운 이유 또한 이 때문인 듯 하다.
혜리는 지난 16일 포털사이트 네이버 V앱을 통해 진행된 ‘응답하라, 혜리’를 통해 팬들과 대화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벌써 3번째 팬들을 만나고 있는 혜리는 처음의 어색함은 온데 간데 없이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며 상큼발랄한 매력을 뽐냈다.
혜리는 현재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응팔)에서 성덕선 역을 맡아 열연 중인 상황. 이에 ‘응팔’에 대한 질문들이 쏟아졌다. 그 중 눈길을 끈 것은 메이크업과 눈물 연기로, 혜리는 “드라마를 할 때는 화장을 거의 안 한다. 걸스데이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처음에는 화장을 안 하는 방송이 처음이라 불안했다"며 "지금은 다들 자연스럽고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혜리는 “우는 연기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걱정을 많이 했는데 워낙 대본 속 상황들이 실제로 옆에서 일어난 일 같은 것이 많아서 잘 몰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대본이 너무 좋다”고 설명했다. 혜리는 ‘응팔’에서 망가짐도 불사하며 코믹 연기를 자주 선보이고 있는데, 그 때마다 걸그룹 멤버가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 하지만 혜리만의 차지고 귀여운 망가짐은 어느 새 덕선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듯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남자애들도 무서워하는 쥐도 아무렇지 않게 잡을 수 있는 덕선은 눈 앞에 갑자기 나타난 바바리맨에게도 일침을 날리는 용감함을 보였다. 하지만 바바리맨이 사라진 뒤에는 놀란 가슴을 쓸어 내리며 눈물을 펑펑 쏟고 마는 어여쁜 여고생이었다. 지금은 김정환(류준열 분)에게 관심을 내비치며 설레는 로맨스를 꿈꾸고 있기도 하다.
이런 덕선과 성격이 비슷하다고 밝힌 혜리는 1회에 등장한 생일 파티 신을 잘 하고 싶어서 준비를 많이 했다는 사실과 함께 비 맞는 장면에서 류준열이 추위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었다고 전했다. 또 극중 언니 보라 역의 류혜영에 대해 “앙숙처럼 싸우는 모습을 많이 보여드렸는데 실제로는 많이 친하다. 언니 정말 착하고 좋다. 잘해준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모두가 예쁘고, 멋있고, 착하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바꾼 이름인 수연보다는 덕선이 귀엽고 정감 있다고 말한 혜리는 “크리스마에는 열심히 촬영을 하고 있을 것 같다. 보시는 분들이 재미있게 봐주셔서 전혀 안 힘들다”, “시청률 공약은 드라마 끝나고 해야 할 것 같다”, “촬영장이 추워서 입김이 날까봐 조심한다”, “밥과 영양제 잘 챙겨먹고 있다” 등의 소소한 이야기를 전하며 열렬히 지지해주는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응팔’ 시작 전 자신에 대한 선입견으로 더 잘하자 마음 먹으며 이를 악물었을 혜리는 이제 덕선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높은 싱크로율과 안정적인 연기력을 과시하며 안방 극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혜리가 아닌 덕선은 이제 상상할 수도 없게 되어 버린 것. 걸스데이 혜리의 틀을 깨고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난 혜리의 성장을 더욱 기대해본다. /parkjy@osen.co.kr
[사진] v앱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