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광렬이 안방극장을 울려도 너무 울리고 있다. 아들에 대한 지극한 사랑 때문에 거짓 자백도 하고, 감옥에 있으면서도 아들 생각에 눈물 마를 일 없는 아버지를 연기하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잔뜩 자극하는 중이다. MBC ‘빛과 그림자’를 통해 악역 연기의 새 역사를 썼던 전광렬은 이번에는 부성애 연기의 새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전광렬은 현재 SBS 수목드라마 ‘리멤버’에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감옥살이를 하는 아버지 서재혁을 연기하는 중. 아들 서진우(유승호 분)가 조폭 변호사 박동호(박성웅 분)와 함께 재혁을 구하는 과정을 담은 드라마에서 보호를 받는 대상인 재혁을 구슬프게 표현하고 있다. 절대 악인 남규만(남궁민 분)이 이 드라마의 ‘욕받이’라면 재혁은 ‘눈물받이’와 다름이 없다. 알츠하이머로 기억을 잃고 있는 가운데, 심지어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아들에 대한 사랑으로 가슴이 미어지는 아버지다.
다소 어수룩하게 보이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은 하늘보다도 높은 재혁은 전광렬이 애달프게 표현하는 중이다. 금방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사슴 눈망울과 아들을 위해서라면 감옥살이도 참고 할 수 있는 재혁의 강한 부성애는 울지 않고 버틸 수가 없다. 전광렬은 악역 연기를 할 때 뿜어나오는 카리스마를 집어넣고 지극히 동정심을 유발하는 약한 재혁의 모습을 절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덕분에 아버지 재혁을 응원하고, 아버지를 위해 분투하는 아들 진우를 가슴 졸이며 지켜보게 되는 드라마가 바로 ‘리멤버’다.
전광렬은 이 드라마를 통해 유승호와 함께 가슴 아픈 부자 연기로 시청자들을 울리고 있다. 어느새 전광렬의 얼굴은 한없이 약하지만 아들에 대한 사랑만큼은 거대한 아버지의 모습이 담겨 있고, 극도로 선량한 소시민 재혁의 아픔이 녹아 있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전광렬이 연기하는 재혁에 푹 빠져, 가슴을 졸이거나 눈물을 짓고 있다. 부성애 연기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전광렬이 앞으로 ‘리멤버’를 어떻게 이끌어갈지 관심이 모아진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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