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노홍철이 자숙한지 약 1년 만에 공식석상에 섰다. 물의를 빚고 자숙 중인 탓에 방송에서 언급될 때조차 노홍철이라는 이름 세 자가 아닌, '그녀석'이라는 웃지 못할 수식어로 불리던 그는 진짜 이름을 되찾고 성공적인 복귀를 맞을 수 있을까.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는 tvN 새 예능 프로그램 '내 방의 품격'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단연 화제의 중심은 노홍철이었다. 출연 중이던 모든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뒤 2부작 파일럿 프로그램이었던 MBC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에의 출연을 제외하고는 좀처럼 방송에서 볼 수 없었던 그의 본격 복귀작이기 때문.
자숙 기간을 거치고 선 오랜만의 공식석상이기 때문에 노홍철 역시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어마어마한 플래쉬 세례 앞에 선 그는 깊이 고개 숙이며 어렵게 입을 뗐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먼저 공식적인 자리에서 정식으로 시청자 분들께 사과를 드릴 수 있어서 감사드리고 지금 많이 떨린다"고 입을 연 노홍철은 "이 자리에 오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는데 생각을 하면 할수록 어떤 말로 사과를 드려도 제가 저지른 큰 잘못이 씻기지 않을 걸 잘 느꼈다. 이 순간부터 방송으로, 방송 외적으로 드린 실망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이어 질의응답을 위한 자리가 마련되자 "저 때문에 자리가 무거워진 것 같아서 죄송스럽고 궁금하신 게 있다면 성심성의껏 답변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먼저 '무한도전'에 대한 질문에는 "여러분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무한도전'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처음 시작할 때와는 다른 프로그램이 됐고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프로그램이 돼서 조심스러운 부분이다"라며 "있는 그대로 말씀드리면 '무도'는 저한테 가장 소중한 프로이자 저를 만들어준 프로그램이다. 지금 여전히 멤버, 스태프들과 가장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자주 만나는데, 제 생각은 큰 잘못을 저지른 직후부터 지금까지 워낙 큰 잘못을 했기 때문에 그 프로그램을 다시 한다는 것은 허락이 안 된다. 방송일 한다고 생각할 때 가장 소중한 것을 내려놓지 않으면 허락이 안될 것 같아서 뜻을 전달을 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무한도전'은 '국민 예능'이라고 불릴 정도로 시청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시청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프로그램이다. 노홍철 역시 이를 고려해서 "원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만약에 원하신다면 가능성은 열어놓고 있다. 복귀는 저희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닌 것 같다"라고 답했다.
우연하게도 이날 노홍철은 '무한도전'의 다섯 멤버들과 따로 똑같이 공식석상에 서게 됐다. 17일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광희는 엑스포 개막식에, 노홍철은 새 예능 제작발표회의 무대에 선 것. 복귀에 대한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지만, 현재는 '무한도전'과 다른 길을 걷게 된 노홍철의 복귀는 성공적일지 많은 이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편, '내 방의 품격'은 우리집에 바로 적용 가능한 생활밀착형 인테리어 정보를 전하는 방구석 환골탈태 인테리어 토크쇼다. 오는 23일 밤 11시 첫 방송. / jsy901104@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