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불가 정형돈, 끝내 못 채웠다 [정형돈 중단 그 이후②]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2.19 08: 18

 정신 건강의 문제로 정형돈이 방송가를 떠나면서 후폭풍이 거셌다. ‘무한도전’의 멤버가 또 다시 5명이 됐으니 새롭게 선발해야한다는 과격한 전망부터, 떠나있는 동안 다른 예능 MC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왔다. 온갖 추측이 난무한 연예계에서 정형돈과 관련된 정보들이 더 그럴 듯해져 확산됐다.
그런데 정형돈을 대체할 방송인이 생긴다는 ‘그 전망’은 어쩐지 틀린 모양새다. 시청자들은 물론 업계에선 정형돈 만한 개성 있는 MC를 찾기 어렵다면서 하루 빨리 쾌유하고 방송가로 돌아오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음식이나 자동차 등 일상 필수품과 관련해선 하나가 지면 대체제로 주목받는 것들이 반드시 떠오른다. 가령 기름 값이 비싸면 전기차가 주목받는 대체제로 떠오르곤 한다. 사람과 물건을 비교하는 게 무리가 있지만,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정형돈은 ‘온리 원(Only one)’이었다.

2002년 KBS 1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정형돈은 ‘개그콘서트’에서 쌓은 개그 능력을 바탕으로, ‘무도’ 창립멤버로서 10년째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해왔다. 잠정 하차하기 전까지 출연하던 프로그램만 해도 ‘무한도전’ ‘돈워리뮤직’ ‘냉장고를 부탁해’ ‘주간아이돌’ 등 한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로 최고의 주가를 달렸다.
그러다 지난달 12일 잠정 활동중단을 선언하면서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소속사 측은 정형돈이 건강상의 이유로 당분간 방송 활동을 중단할 예정이며, 오래 전부터 앓아왔던 불안장애가 최근 심각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힐링캠프’에서도 한차례 언급한 바 있다. 정형돈은 동료들과 상의한 끝에 휴식을 결정하게 됐다고 한다. 가족처럼 지낸 ‘무도’ 멤버들과 김태호 PD가 방송보다는 그의 건강을 중요하게 생각한 것으로 여겨진다.
물론 방송 초반 정형돈은 ‘무한도전’에서 안 웃기는 캐릭터로서 부담감이 적지 않았을 터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그에 대한 대중의 기대와 애정은 높아져만 갔다. 이에 심리적인 부감이 컸을 터. 특히나 ‘무도가요제’에서 정형돈의 파워는 상당했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를 서포트 하면서도 본인만의 개성을 살려 이목을 집중시켰다.
치고 빠질 때를 아는 그의 탁월한 예능감은 많은 시청자들이 ‘4대천왕’라는 칭호를 불러줄 만큼 안정적이었다. 정형돈의 잠정 하차로 인해 반사이익을 보게 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내놨던 이들은 공감 받기 어렵게 됐다. 4대천왕이라는 수식어가 말해주듯이 정형돈의 빈자리를 채워줄 사람은 없었다./ purplish@osen.co.kr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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