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결' PD "캐스팅 조건? 매력이 필수죠"[우결 300회①]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2.18 07: 31

 2008년 방송을 시작한 MBC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가 어느덧 방송 8년 차에 접어들었다.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무한도전’과 함께 MBC 예능국을 이끄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았다.
‘우결’은 ‘가상’이라는 전제가 깔려있긴 하지만, 결혼이 단순히 두 남녀의 결합이 아닌 서로가 그간 쌓아온 습관을 받아들여야 하고, 자신의 것으로 무엇을 창조해 나갈지 결정해야한다는 참된 의미를 일깨웠다. 언제, 어떻게 먹고, 자고, 집안과 자신을 가꿀 것인가에 대한 결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혼 후에는 미혼일 때와 달리 이미 자리 잡고 있던 것을 없애 마음의 공간을 비워둬야 한다는 것과 결혼 후 소중한 것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노력이 묻어야 한다는 교훈도 남겼다. 특히 스타들의 가상 결혼생활을 지켜보는 데서 쏠쏠한 재미를 느끼기도 했다. 선혜윤 PD와의 인터뷰를 통해 300회를 맞이한 ‘우결’ 제작진의 입장과 향후 변화 가능성 등을 들어봤다.

▲제작을 하면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오래된 프로그램이니만큼 무엇을 해도 새롭게 보이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어요. 아이템을 선정할 때 한 가지라도 새롭게 보이도록 신경 쓰고 있어요. 가상결혼이지만 결혼이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벗어나지 않게 고려하는 거죠. 그래도 예능이기 때문에 어떤 유형이든 재미를 주는 측면도 만족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2008년부터 7년 넘게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결혼이 진짜든 가짜든 매력적인 남녀가 서로를 알아가고 맞춰가는 과정은 언제나 흥미롭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우결’과 비슷한 포맷의 프로그램들이 계속 나오는 것이고요. 그 과정에서 시청자들이 대리만족을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조금 더 현실적인 분들은 데이트 팁도 얻을 수 있죠. 뻔한 부분이 없을 순 없지만 인물이 달라지면 스토리도 달라지기 때문에 8년 간 서른 여덟 커플이 지나갔어도 아직도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커플 캐스팅 조건이 궁금해요.
“우선 새 커플을 들여야할 시점이 오면 대략의 나이를 산정해서 남자든 여자든 가리지 않고 미팅을 해요. 그러면서 저희 마음에 맞는 출연자를 한 명 만나게 되죠. 그 사람과 어울릴 수 있는 이성을 찾고, 그 과정을 통해 커플이 매칭 되죠. 본인만의 매력이 있는 사람이 가장 큰 조건이에요. 딱히 정한 조건은 없어요. 하지만 미팅할 때 반드시 이야기하는 것은 ‘현재 연애 중인 이성이 없을 것’ ‘열린 마음으로 할 것’이에요. 대본이 없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거든요. 일단 시작하면 6개월에서 1년 정도 하기 때문에 파트너에게 ‘신의를 잃지 않도록 서로 노력하는 게 정말 중요해요.”
▲가상 부부가 하차하는 이유는 대체적으로 스케줄 탓인가요.
“커플별로 모두 달라요. 제가 ‘우결’을 하면서 10커플 정도 하차를 했는데 모두 다른 이유로 떠났죠. 어떤 커플은 스케줄, 또 어떤 커플은 서로의 감정 차이, 어떤 이들은 아이템이 없거나 박수 받을 때 떠나고 싶어서 등 가지각색이에요. 저희는 모든 커플에게 애정이 있기 때문에 하차가 논의되는 시점엔 정말 마음이 아파요. 그래도 떠날 땐 시작할 때보다 무언가 더 얻어가는 것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웃음)”
▲곽시양-김소연 커플에 처음으로 결혼계약서 도입됐어요.
“그동안 ‘우결’을 해보니 100일 정도면 서로를 완전하게 파악하고 이 사람과 잘 맞을 것 같다, 혹은 맞지 않겠다가 결정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시소 커플’에게 아예 직접 결정하라고 권한을 부여했어요. 시작은 제작진의 뜻이었지만, 100일 후에도 계속할지 안할지는 여부는 출연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한 것이죠.”
▲그러면 가장 기억에 남는 커플은 누구인가요.
“각기 다른 매력이 있어서 한 커플만 뽑기가 힘들어요. 남궁민-홍진영 커플은 ‘우결’의 정석이었고, 송재림-김소은 커플은 ‘우결’에 한 획을 그었다고 볼 수 있어요. 이종현-공승연 커플은 매회가 그림 같았고, 정준영-정유미 커플은 늘 유쾌했죠. 헨리-예원 커플은 저한테 가장 아픈 손가락이에요. ‘우결’은 타 프로그램과 달리 출연자들이 자신의 감정을 싣고 하는데, 다른 곳에서 만나도 제작진 대 출연자의 관계가 아니라 오랜만에 만난 친구 같은 느낌이에요. ‘우결’을 떠나서도 늘 반갑고 잘 되길 진심으로 바라고 있어요.”
▲앞으로 새로운 제도가 도입될 가능성이 있나요.
“당연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현재로선 구체적으로 말씀 드릴 단계가 아니에요. 상당히 오래 전부터 논의됐던 것인데 여러 가지 이유로 계속 미뤄왔거든요. 변경되는 정확한 시점은 미정이에요.”/ purplish@osen.co.kr
[사진] 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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