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박명수가 자신의 동생이 운영하는 가발 업체를 ‘무한도전’을 통해 홍보했다는 본인으로서는 안타까운 의혹이 불거진 것은 어찌 보면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재미를 위한 베짱이 캐릭터의 역습이라고 볼 수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다른 멤버들보다 불성실한 듯한 태도로 간혹 논란에 휩싸이고 사과를 했던 그에 대한 불만이 이번 홍보 논란으로 인해 다시 한번 터졌다.
박명수는 지난 12일 방송된 ‘무한도전’에서 한 시청자가 머리숱이 많아 보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내자 가발을 쓰는 모습을 공개했다. 박명수는 다소 어색한 가발을 쓰는 동안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라고 되물으며 불평과 불만을 드러냈다. 허나 방송 후 그가 이 업체의 모델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를 홍보하기 위해 ‘무한도전’을 활용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으로 번졌다.
이에 대해 ‘무한도전’ 제작진은 이 업체는 박명수의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라고 해명했다. 또한 홍보 의도는 없었지만 신중하지 못한 촬영 장소로 인해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특히 제작진은 “급하게 장소 섭외를 하다 보니 박명수 씨 동생이 운영하는 업체에 도움을 요청했다”라고 해명했다. 제작진이 홍보 의도를 가지지 않았다는 것은 박명수의 가발 착용 모습이 멋있게 그려지지 않았음을 보면 알 수 있다. 박명수의 가발을 재미 소재로 삼는 다소 웃긴 상황극 같았기 때문. 박명수 역시 18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의 뜻을 밝혔다.
다만 해명과 상관 없이 박명수가 마치 이 업체와 연관성이 없는 것처럼 연기를 했다는 게 일부 시청자들이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들의 주장은 박명수와 제작진이 시청자를 기만했다는 논리인데, 만약에 제작진이 방송을 통해 표현한대로 박명수가 가발을 쓴 웃긴 그림을 위해서 마련한 장치라면 이 같은 논란은 상당히 큰 오해라고 할 수 있다. 제작상의 편의를 위해 활용한 가발업체가 마치 홍보를 위한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논란은 제작진과 박명수로서는 상당히 억울한 부분이 있어 보인다. 일부 시청자들이 제작진의 해명에도 박명수와 제작진이 홍보성 목적으로 방송을 만들었다고 추측을 하는 것은 그만큼 박명수가 그동안 이 프로그램을 통해 보여준 베짱이 기질 때문으로 보인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 나이가 많고 체력이 약하다는 이유로 다소 불성실한 모습을 보여 논란이 된 것도 여러차례. 때마다 박명수는 제작진과 멤버들이 만들어놓은 공식 사과의 자리나 불성실의 대가를 치르는 벌칙의 대상자가 되며 속죄의 웃음을 선사했다. 디제잉과 작곡, 그리고 사업적인 부분까지 손을 뻗으며 굉장히 진취적인 삶을 살아가지만, ‘무한도전’에 집중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사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 같은 베짱이 캐릭터는 ‘무한도전’의 예능적인 갈등과 재미의 장치가 됐지만 홍보 의혹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다른 멤버에 비해 더 크게 문제가 번지는 이유가 되고 있다.
‘무한도전’은 그동안 논란이 발생했을 때 사과문 발표 뿐 아니라 방송을 통해 사과 혹은 해명의 자리를 가졌다. 박명수 역시 셀 수 없이 이 같은 길을 걸어왔는데 이번 논란 역시 본인이 직접 언급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당장 오는 19일 방송에서 가발 업체 홍보 논란에 대한 박명수의 표명이 있을지 조금 더 지켜볼 일이다. / jmpyo@osen.co.kr
[사진] '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