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겨울 시즌송은 김진표다. 다양한 방송에서 활약하고 있는 래퍼 김진표가 약 2년 만에 산타처럼 돌아왔다. 신곡 '산타처럼'을 선물로 들고. 이야기를 하는듯한 스타일의 가사와, 특유의 섬세한 감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멜로디가 여전하다. 흑인음악의 명가 브랜뉴뮤직의 손을 잡으면서 완성도를 높였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김진표는 18일 0시 각종 온라인 음원사이트를 통해 신곡 ‘산타처럼’을 발매하고 가요계로 돌아왔다. 이번 그의 컴백은 약 2년 만. 지난 2013년 정규 7집 앨범 ‘JP7’를 발매한지 약 2년 2개월 만이다.
이번 신곡은 겨울 시즌 송. 앞서 큰 사랑을 받았던 ‘로맨틱 겨울’을 이을만한 명곡이다. 세상에 없는걸 알지만 있다고 믿고 싶은 산타의 존재처럼 결국 이별이란 걸 알지만 아니라고 믿고 싶은 한 남자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담은 감성 힙합 곡이다.
브랜뉴뮤직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앞서 김진표와 '미안해서 미안해', '너는 나를', '좀비' 등을 작업하며 훌륭한 케미를 선보였던 브랜뉴뮤직의 히트 프로듀서 원영헌, 동네형 콤비가 다시 한 번 김진표와 호흡을 맞췄고, 수장인 라이머도 프로듀싱에 참여해 퀄리티를 높였다.
이번 곡 역시 솔직하고 감각적인 화법이 인상적. 가사에 한 상황을 담아내 설명 없이도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이끌어내는 특유의 세련된 스타일도 제대로 살았다. 가사는 이런 식이다. ‘우린 아무 말없이 바깥만 바라봤지/너도 마지막인 것을 아는 듯이/긴장감 도는 침묵 위에 오직 깜빡이 소리/우리 둘 다 이쯤이 끝이란 걸 아는데, 지금 내가 무슨 말을 해’.
드라마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장면들을 가사로 표현해 듣는 이들이 자유롭게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김진표의 담백한 래핑에 어우러지는 가수 남주의 보컬도 듣는 즐거움을 더한다. ‘기억해요 난 눈 오던 그날/누가 빨간 양말에 선물을 넣는지 봤죠/그래도 난 믿고 싶었죠/이불 속에서 눈을 감고 모른체 했었죠’라는 내용을 담은 훅은 아련한 계절감을 선사하기도 한다.
겨울에 듣기 좋은 노래가 또 하나 추가됐다./joonamana@osen.co.kr
[사진] 김진표 앨범 커버 아트. 브랜뉴뮤직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