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자식 거두어주는 제일 불쌍한 노인네라고 생각했던 이덕화. 역시 조선 제일의 상인이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앞에서는 호인인척하고 뒤로는 온갖 사악한 음모를 꾸미는 뱀같은 인간이었다. 직진 밖에 모르는 장혁이 과연 이 노인과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 우직함이 간사함을 넘어서길 바래본다.
KBS 수목극 ‘장사의 신-객주 2105’는 폐문한 객주의 자식 천봉삼(장혁)이 여리꾼으로 시작해 거상으로 성공하는 과정을 그린 일종의 성장드라마다. 그 과정에서 운명의 여인 소사(한채아)와 개똥(김민정)을 만나 삼각 러브 스토리를 그려간다.
봉삼은 소사의 목숨을 구하며 인연을 만들지만, 소사는 봉삼의 장사 라이벌이자 넘어서야 할 목표 석주(이덕화)의 아내가 된다. 하지만 두 사람은 소사의 결혼 후에도 여러 가지 사건에 얽히며 인연을 이어가고, 심지어 소사는 봉삼의 아이를 임신한다.
석주는 두 사람의 관계를 알고 봉삼을 죽이려 여러번 음모를 꾸미지만, 봉삼은 동료들의 도움으로 위기를 벗어난다. 16일 방송에서도 봉삼은 석주의 계략으로 우피 밀매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갇힌다. 소사는 석주를 찾아가 봉삼을 살려달라고 애걸하고 석주는 “남녀의 정이 뭔지..”라며 소사의 부탁을 들어주는 척 한다. 하지만 뒤로는 편지를 보내 봉삼을 죽여달라고 하는 간사함을 보였다.
17일 방송 역시 그의 간사함을 극에 달했다. 후사가 필요했던 석주는 소사가 아이를 낳자마자 죽일 음모를 꾸미고, 아이를 받기로 한 개똥에게 독약을 주며 소사를 위한 약이니 출산 후 먹이라고 지시했다.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월이(문가영)에 의해 소사는 이날 출산 중에 탈출을 감행했다.
결혼 후 소사와 봉삼의 관계를 알고도 눈감아 주는 듯 했던 석주. 자신이 아이를 가질 수 없는 몸이라는 사실에 소사가 아이를 임신한 후에도 모른 척 했다. 하지만 이날 그는 자신의 목적을 달성한 후 필요없어진 소사를 죽일 속내를 드러내 섬뜩하게 만들었다. 조선 팔도 대행수가 되기 위해 그가 살아왔던 세월이 다 보이는 순간이었다.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고 장사를 대하는 장혁, 뱀같은 이덕화를 이길 수 있을까. 정도가 술수를 이기길 기대해본다. / bonbon@osen.co.kr
[사진] ‘장사의 신-객주 2015’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