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무도’ 홍보 의혹 날린 박명수, 여론 급반전 사과의 정석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12.18 06: 30

방송인 박명수가 ‘무한도전’을 이용해 가발 업체 홍보를 했다는 의혹을 말끔하게 날렸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사안에 대해 일단 깔끔히 그리고 깊은 사과부터 하고, 이후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한 정확한 해명으로 여론을 반전시켰다. 
박명수는 지난 17일 지옥과 천당을 동시에 오고갔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 가발 업체를 방문해 가발을 쓰는 모습이 공개된 후 자신이 운영하는 가발 업체를 홍보하고자 방송을 이용했다는 의혹을 샀다. 이 업체는 박명수가 아닌 박명수의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다. 다만 그가 모델로 활동하고 있어 많은 네티즌이 문제 제기를 했다. 
이번 논란은 초반 제작진과 박명수 모두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갔다. 제작진 역시 박명수와 관련이 있는 가발 업체라는 것을 알고 갔기 때문에, 방송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오해였다. 허나 사실 방송을 제대로 본 시청자라면 가발 업체 방문이 홍보성 목적이 아니었음을 명확히 알 수 있다.

박명수는 이 업체에서 가발을 쓰는데, 어울리지 않아 웃음을 유발했다. 또한 가발 소개보다는 가발을 쓰기까지의 준비 과정에서 어색해하는 박명수와, 이후 가발을 썼을 때의 전혀 어울리지 않아 머리숱이 없는 게 나을 정도였다. 한 시청자가 박명수의 머리숱이 많아 보이게 해달라고 한 주문을 실천하고자 한 특집이었는데, 제작진은 하나의 상황극처럼 박명수의 가발 부적응을 웃음 장치로 활용했다. 가발 업체 소개를 위한 방송이 아니었던 것.
무엇보다도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관심이 높아 언제나 신중을 기하는 제작진과 멤버들의 특성상 홍보 목적으로 이 같은 방송을 했을 리가 없는 것도 이 논란 자체가 터무니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다만 박명수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다소 베짱이 캐릭터가 있다는 점, 재미를 위해 사적인 욕심을 자주 드러냈다는 점이 박명수라면 충분히 홍보 목적으로 ‘무한도전’을 이용했을 수도 있다는 억측으로 이어졌다. 
논란은 뜨거웠다. 제작진은 논란이 기사화된 후 3시간여 만에 장문의 해명 글을 올렸다. 제작진은 “급하게 촬영 장소를 섭외해야 하는 상황 가운데 박명수씨 동생이 운영하는 가발업체에 도움을 요청, 촬영을 진행하게 됐다”라면서 “저희는 이 가발매장을 홍보할 의도가 전혀 없었으며, 방송 내용상 홍보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 또한 하지 못했다. 방송 내용에만 집중하다보니 촬영장소를 선정하는데 있어 더 신중하게 고민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고 해명과 사과를 했다. 
이후 박명수 역시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고개를 숙이고, 억울한 부분은 조목조목 설명했다. 그는 “심려를 끼쳐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한 회 한 회 진정성 있는 웃음을 드리고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무한도전’인데, 저로 인한 소식으로 시청자 여러분께 불편한 마음을 드려 죄송하게 생각한다”라면서 ‘무한도전’에 대한 좀 더 날선 기준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또한 제작진을 돕고자 동생의 가발 업체를 촬영 장소로 제공했고, 방송에 나온 전문가는 친분이 없어 어색한 사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동생 업체를 소개한 것에 대해 “동생이 2012년 홀로 설립한 회사로 저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라는 짧은 생각에 섭외가 용이한 촬영 장소로만 생각했다”라고 해명했다.
문제가 될 줄 몰랐다는 것. 그는 “방송에는 상호가 노출 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라면서 “그러나 회사이름에 제 이름이 들어가 있고, 홈페이지나 매장에 제 사진이 실려 있어 홍보로 비쳐질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은 제 불찰”이라고 사과했다. 억울한 부분을 정정하면서도, 충분히 그런 오해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대중의 오해를 이해하는 사과문을 적어내려갔다. 잘못한 부분이 없더라도 일단 논란이 발생할 여지가 있는 것에 대해 사과를 하고, 자신의 잘못이 아닌 부분도 불편한 마음이 생기게 만든 것에 대해 미안해 하는 사과문의 정석이었다.
특히 박명수 자신이 적었다고 밖에 할 수 없는 표현의 사과문이기도 했다. 그가 평소 ‘무한도전’에서 자주 말하는 ‘큰 웃음을 드린다’, ‘바보 같았다’라는 문구가 사과문에 있었다. 박명수는 “제 동생의 회사이니 만큼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했어야 하는데, 촬영이 재밌게 진행되어, 시청자 분들에게 큰 웃음을 드릴 수 있겠다라는 생각만 했던 것이 너무 바보 같았다”라면서“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립니다”라고 거듭해서 사과했다. 특히 마지막으로 ‘무한도전’ 멤버로서 더욱 책임감 있는 자세로 촬영에 임할 것이며,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솔직하면서도 꼭 해야할 사과와 해명이 모두 담긴 사과문이었다.
제작진의 명확한 사과와 해명, 그리고 박명수의 진솔한 사과는 초반 제작진과 박명수를 향한 폭격을 멈추게 하는 동시에 여론을 급반전시켰다. 처음부터 논란이 발생할 게 아니었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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