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백년손님' 역시 사위 사랑은 장모 맞네요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2.18 06: 55

사위 사랑은 장모라는 말이 딱 맞았다. 늘 무뚝뚝하고 잔소리를 늘어놓는 장모지만 물질이 서툰 사위를 위해 손수 귀마개를 만들어 주고, 사위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이며 흐뭇해하는 장모의 모습에선 어김없이 따뜻한 사랑이 느껴졌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SBS '자기야-백년손님‘(연출 민의식 김영식)에서는 물질에 나선 박형일과 그의 장모 박순자 여사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박순자 여사는 바다에 들어가기 전, 씹던 껌을 휴지에 동그랗게 말아 사위의 귀에 꽂아줬다. 씹던 껌을 귀에 꽂는다는 사실이 영 미더웠던 박형일은 연신 장모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경계했다. 하지만 이는 실제로 장모가 시어머니에게 물질을 처음 배울 당시 수압 때문에 귀가 먹먹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전수받은 방법이었다. 물질이 익숙하지 않은 사위의 귀에 무리가 가지 않게 손수 귀마개를 만들어 꽂아주는 장모는 거친 말투와는 달리 누구보다 사위를 걱정하며 살뜰히 챙겼다.

이어 물에 들어간 장모는 자신의 얼굴크기만 한 1kg짜리 전복을 캤다. 이는 20만 원을 호가하는 것이었고, 1년에 두어 번 뗄까 말까한 대왕전복에 장모는 함박웃음을 지었다. 장모가 전복을 내다 팔 생각에 기뻐하고 있는 사이, 사위는 자연산 전복에 욕심을 냈다. 그는 몸이 허하고 기력이 없다는 핑계를 대며 장모를 졸랐고, 결국 박순자 여사는 사위에게 전복을 맛보여 주기로 했다. 집으로 돌아온 이들은 전복 요리를 시작했다. 얇게 썰어 버터에 구운 전복과 두툼하게 썬 전복 회에 사위는 할 말을 잃고 맛있게 먹었고, 이런 그의 모습을 장모는 흐뭇하게 바라봤다. 사실 장모도 이렇게 큰 전복을 먹는 건 처음이었다. 먹고 싶어도 늘 잡으면 돈부터 생각하느라 못 먹는 음식 중 하나였던 전복을 맛보며 장모는 “살다 보니 큰 전복도 먹는다. 내가 땄지만 먹는 건 박서방 덕분에 먹는다”면서도 사위에게 한 점이라도 더 먹이고 싶은 마음에 금세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전복을 맛 본 두 사람은 또 다시 일을 하기 위해 나섰다. 화목난로를 설치하기 위해 연통을 조립하고, 장작까지 구해 와 불을 때며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위 앞에 장모는 깜짝 선물을 내놓았다. 이는 바로 사위가 좋아하는 굴이었다. 갯벌이 없는 마라도에서는 구할 수 없는 굴을 장모는 사위를 위해 미리 사다놓았고, 힘든 일을 마친 후 그에게 구워 주었다. 사위가 오는 날이면 미뤄놓았던 궂은일을 함께 하며 고생시키는 것이 내심 마음에 걸렸던 장모는 그렇게 사위사랑을 표현했다.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마음이 있다. 퉁명스럽게 내뱉는 말 속에도 언제나 장모의 정이 담겨 있고, 행동 하나하나에서도 애정이 느껴진다. 사위를 향해 아낌없는 사랑을 쏟아 붇는 장모와 이런 장모의 마음에 화답하는 사위. 이들에게 장서 갈등이란 먼 나라 얘기인 것만 같아 보였다.
한편 '자기야-백년손님'은 고부갈등 보다 뜨거운 화두로 떠오른 장서(사위와 장모)갈등을 봉합하기 위해 이들이 함께 지내며 변화하는 모습을 그리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11시 15분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자기야-백년손님’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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