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황정민이 투박하지만, 정직한 진심으로 '믿고 보는' 배우의 자부심을 드러냈다. 거창한 말을 하지는 않았지만, 아들을 위해 직접 스쿠터로 통학을 시키거나, '국제시장'의 아버지로 기억되고 싶다고 말하는 모습에서는 따뜻함이 묻어났다.
황정민은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JTBC '뉴스룸'에서 손석희 앵커 앞에섰다. 2부 문화 초대석 순서였다.
이날 황정민은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였다. 영화 촬영 현장이 아닌 딱딱한 뉴스 세트 안에 앉은 그는 분명 어울리지 않는(?)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내 아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황정민은 "(시간이) 있는 동안 만이라도 아이하고 같이 지내려 노력한다"며 직접 스쿠터를 몰고 등·하교를 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신작 '히말라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10회차 분량의 촬영을 위해 히말라야에 다녀왔다는 그는 4500미터 고도에 올라가 생활하며 2주를 버틴 이야기를 펼쳐놨다. "(고도가 올라가면) 가져갔던 모든 게, 라면이나 이런 게 부푼다. 고산병이 오면 핏줄이나 몸이 쪼그라드는 느낌이고, 뇌가 꽉 조이는 느낌이다"라는 경험담은 실감이 나 영화 속 장면들을 궁금케 했다.
'국민 배우' 황정민이지만 역시 '국민 앵커' 손석희의 날카로운 질문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손석희는 "어떤 배우냐"고 물었고, 황정민은 "빨간 배우다. 얼굴이 빨개서 빨간 배우"라고 농담을 던진 후 "나는 좀 정직한 배우가 되고 싶은 생각을 늘 갖고 있다. 연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보여지지만, 그 인물이 정확하게 진심으로 소통이 가능할 때, 그 때 희열과 쾌감을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자신만의 연기론을 밝혔다
또 그는 "이를 위해서는 내가 준비할 것이 많고 거짓말하지 않는 연기를 해야한다"고 말했고 "나는 정말 진정성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손석희 앵커는 또 한 번 날카로운 질문을 던졌다. 여러 작품을 하다보면 다른 캐릭터라도 비슷한 느낌을 피할 수 없지 않겠느냐는 것. 황정민은 "분명 비슷한 점도 있을 것이다"라면서 "하지만 나는 스스로에게자신감을 준다. 자꾸 비슷하면 어떡하나, 하는 고민이 있다. 나는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어떻게 주느냐면, 이야기가 다르고 인물도 다르고, 내게서 또다른 모습이 나올 거라고 믿는다"고 대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신세계'와 '남자가 사랑할 때' 속 캐릭터를 비교하며 "대본으로는 똑같은 지점이 있다. 관객들은 영화를 보면서 비슷하다는얘기가 없었다"며 비슷한 캐릭터를 다르게 표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질문은 관객들이 좋아할만한 것이었다. 올해 큰 사랑을 받은 '베테랑' 속 형사 역할과 '국제시장' 속 아버지 역할 중 어떤 역할이 더 좋냐는 질문이었는데, 황정민은 망설임없이 "100% 아버지다"라고 답했다. 그는 "내가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우리 아버지가 좋은 아버지였듯 나도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말했다.
황정민은 짧은 시간이지만, 역시나 마음을 다한 인터뷰로 진정성을 보였다. 구구절절 유창한 답변은 아니었지만, 언제나 진심으로 통하는 '쌍천만' 사나이의 진심어린 마음만큼은 읽을 수 있었다. 미워할 수 없는 진솔한 매력을 가진 황정민의 매력이 돋보인 방송이었다.
한편 이날 '뉴스룸'에는 영화 '히말라야'의 주인공 황정민이 출연해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놨다. /eujenej@osen.co.kr
[사진] '뉴스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