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무도’ 가발홍보 논란에 ‘버럭 명수’는 없었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2.18 09: 27

 자칫 자사 가발 업체를 홍보했다는 불미스러운 일에 휩싸여 팬들의 마음을 상하게 할 뻔 했던 박명수의 가발 홍보 논란이 그의 발 빠른 사과 덕분에, ‘무한도전’의 진정성이 본 궤도에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역시 ‘무한도전’다웠다. 뜻하지 않았든 어쨌든 간에 어떠한 문제가 생기면 발 빠르게 사과하고 용서를 구하는 제작진이 가발 홍보 논란이 제기된 지 하루가 채 지나가기 전에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사과한 것은 예상했던 수순이었다. 이는 쌀 한 톨 만큼의 크기라도 불필요한 문제를 만들지 않겠다는 김태호 PD와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하하, 광희 등 멤버들의 의사를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또 10년 동안 충성스런 사랑을 보내준 시청자들에게 신뢰를 잃지 않기 위한 신호로도 해석해 볼 수 있다. 박명수는 17일 오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평소의 버럭하는 말투와 다른 격식 있는 문어체로, 장난기 하나 없는 사과문을 남겼다. 낯설긴 했지만 그의 진심이 통하긴 했다.

그는 “2주 전 제작진으로부터 가발 촬영 관련해 제 동생이 운영하는 가발 매장의 촬영 협조 요청을 받았다. 급하게 장소를 구하는 제작진에게 최대한 도움이 되고자 경기도 성남시 분당 매장을 추천했고 이곳에서 곧바로 촬영이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송에 출연하신 가발 전문가는 이 매장이 개업할 당시 제가 방문해서 같이 사진만 찍었을 뿐, 친분이 없어 이번 촬영 당일 어색한 사이였다. 제가 ‘이 가발 매장에 첫 방문 했다’라는 기사가 나왔는데 이는 가발업체 직원분이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고 입장을 밝혀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명수는 지난 2007년 동생과 흑채 관련 인터넷 쇼핑몰인 거성닷컴 사업을 시작했고 그 후 거성GNC로 법인명을 변경한 적은 있지만 방송에 나왔던 ‘박명수의 가발이야기’는 2012년 동생이 홀로 설립한 회사이지 자신과 무관하다고 밝혔다. 방송에 상호가 노출 되지 않았기 때문에 홍보로 비춰질 수 있다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무한도전’의 멤버로서 책임감 있는 자세로 촬영에 임할 것이며 시청자분들께 더 큰 웃음을 드릴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고 말했다.
제작진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급하게 촬영 장소를 섭외해야 하는 상황에서 박명수의 동생이 운영하는 가발업체에 도움을 요청해 촬영을 진행하게 됐다며 가발매장을 홍보할 의도가 전혀 없었고, 홍보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 또한 하지 못했다고 진심어린 사과를 했다.
사실 ‘무한도전’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고, 방송에 한 번 나왔다하면 관심을 받는 것은 당연지사인데 예상치 못했다는 것은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대체로 의도가 없었을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긴 하지만, 앞으로 두고두고 비난을 살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번 논란에 제작진과 박명수가 오해를 바로잡기 위해 공식적 차원의 사과를 했다는 점에서 시청자들이 이를 거부할 명분은 별로 없다는 지적이다. 시간을 계속 끌었을 경우, 되레 트집 잡기가 될 수도 있었으나 제작진은 이번에도 현명한 판단을 내렸다. 신속한 대응으로 의문을 제기한 사람들이 멋쩍게 됐다.
이번 사건은 ‘무한도전’의 발목 잡기식 강경 여론이 돌출될 때마다 제작진이 오락가락하지 않고 사과하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또 다시 기억할 만하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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