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직접 아이디어를 낸 프로그램이 시청자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는, 그래서 망할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진 연예인들의 절박함은 어떤 결과물을 보여줄까. 기획을 직접 했다는 데 대한 막중한 부담감을 시청률표 앞에서 고스란히 보여준 이들의 다음이 기대를 모았다.
지난 17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예능프로그램 '방송국의 시간을 팝니다'(방시팝) 2회에서는 지난 첫회 프로그램의 시청률을 분석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tvN 편성전략팀장이 출연한 '방시팝'은 시청률에 따라 코너의 분량과 존폐 여부가 결정된다는 무시무시한 말로 코너를 선보인 장동민, 유세윤, 이상민을 긴장하게 했다.
편성전략팀장은 "사실 첫방송 시청률이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면서도 "하지만 온라인 반응이 좋았다"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각 출연자들은 "분량에 불만이 많았다", "승부욕과 쿠세스타가 아집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등의 아쉬운 점을 털어놨다.
'쿠세스타 on TV'의 기획자 유세윤은 "일단 죄송하다. 가장 많은 제작비가 들어갔다"며 "그래도 이런 시도도 해봤다는 게 기획의도에 있어서는 '쿠세스타'가 가장 적합하지 않았나"라고 본인의 프로그램을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시청률 경쟁 승리자는 셋 가운데서 나오지 않았다. 많은 이들이 시선을 둔 부분은 오프닝이었던 것. 또 이명한 본부장이 등장했을 때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방시팝'은 이명한 본부장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기획해야겠다는 농담이 마냥 웃고 즐길 수만은 없게 날아와 꽂히기도 했다.
오프닝을 제외한 개별방송에서 일단 1회에서 승기를 잡은 프로그램은 장동민의 '승부욕'. 하지만 '승부욕'은 여성 시청자에게 혹평을 얻기도 해 근소한 시청률 차이를 보인 '쿠세스타'와 '더 지니어스 외전' 등 프로그램의 역전의 기회가 충분해 보였다.
장동민, 유세윤, 이상민은 시청률의 0.1%에 긴장하고 자존심 상해하는 모습. 유세윤은 앞서 진행된 '방시팝' 제작발표회에서 "나는 모니터를 안하고 시청률에 관심이 없다. 제작진 몫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방시팝’은 기획자 역할이라 시청률이 궁금하다. 자꾸 사람들에게 장동민 녹화 분위기를 물어보게 된다. 나도 프로그램을 만드는 입장에서 뭔가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프로그램을 하면서 느끼지 못했던 긴장감이다. 프로그램을 더 사랑하게 되는 것 같아 좋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본격적으로 시청률 경쟁에 돌입한 이들이다. 첫 번째 성적표를 본 이들은 여성 시청자의 마음을 잡을 콘텐츠를 발굴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들이 tvN 타깃 시청층을 사로잡을 다음 콘텐츠를 준비할 수 있을지, 재미를 담보로 시간을 대출한 tvN의 판단이 옳았던 것일지는 조금 더 두고 볼 일이다. /jykwon@osen.co.kr
[사진]'방시팝'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