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정우, "엄홍길 대장님이 꽉 안아주셨죠" [인터뷰]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5.12.18 11: 05

 정감 가는 경상도 사투리, 하나밖에 모르는 순수함. 영화 ‘히말라야’에서 정우가 연기한 고(故) 박무택 대원 역은 어딘가 그와 어울리는 지점이 많았다.
‘히말라야’는 히말라야 등반 중 생을 마감한 동료의 시신을 찾기 위해 목숨 건 여정을 떠나는 휴먼 원정대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실화를 다루는 작품이자, 정우는 그 중에서도 고인을 연기해야 했다. 때문에 조심스러움이 늘 있을 수밖에 없다. 특히 마지막으로 산 위에서 숨을 거두는 장면은 더욱 부담감이 컸을 터.
이와 관련해 정우는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그 장면이 가장 부담스럽기도 하고 신경이 쓰였던 장면이었던 것 같다. 실존 인물이시고 고인이신 분에 대한 마지막 감정을 표현하는 신이다보니까 부담스러웠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진정성 있게 다가가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그래도 아직도 걱정이다. 행여나 누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모든 장면을 다 자신 없다고 말한 정우에게 VIP시사회에서 만난 엄홍길 대장의 따뜻한 응원은 가장 큰 힘이 됐을 터다. 그는 “그 분들이 겪은 일을 영화로 표현한다는 것이 왠지 조심스럽지 않나. 부담감 때문에 왠지 모를 미안함도 있었는데 따뜻하게 대해주셨다”며 “영화를 보신 엄홍길 대장님께서 ‘아, 정우’라면서 꽉 안아주셨다. 그리고 대원들끼리 파이팅을 나타내는 ‘기, 기, 기’라는 구호도 외쳐주셨다. 촬영 때 뵙고 오랜만에 인사 드렸는데 꽉 껴안아주셨다”고 엄홍길 대장과의 일화를 전했다.
매서운 날씨에 텐트 안에서 “춥고 배고픈데 너무 좋다”는 대사가 있다. 왜 이런 고생을 하면서 히말라야 정상에 오르는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대목. 정우는 “이처럼 산을 올라가는 건 그냥 좋아서 하는 일이지 않을까. 제가 연기하는 것처럼 말이다. 저도 되지도 않는 부산촌놈이 왜 연기하려고 하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웃음) 어쨌든 지금은 배우라는 직업을 가지고 하루하루 해나가면서 산을 오르듯 한 발짝씩 나가가고 있는 거다. 산을 오른다, 연기를 한다, 모두 꿈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산과 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평소 즐기지 않았던 산이고 고생했던 산이지만 수개월 지나 보니 산악인들의 마음을 제법 알 것 같은 정우다. 그는 “촬영이 끝나고 나서 ‘아 이제 끝났다’ 그런 느낌이었는데 수개월 지나고 나니까 ‘다시 가면 어떨까’ 혹은 ‘다시 가면 좀 더 즐길 수 있을 것 같은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도 신기하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그렇게 힘들고 쉽지 않았는데도 말이다”라며 웃음 지었다. 결국 하나만 보는 사람들끼리는 통하는 무언가가 있다.
‘히말라야’를 통해 정우는 tvN ‘응답하라 1994’ 이후 전환점을 맞게 됐다. 로맨스물에서 특히 두각을 보였던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한층 넓히게 됐다. 그가 선사하는 뜨거운 감동에 관객들은 눈물로 응답하고 있다. / besodam@osen.co.kr
[사진]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