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도 많았고, 갈등도 많았죠.”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추억 팔이’라는 비난이 나올 수도 있고, 현재 하는 활발한 활동에 마이너스 요소가 될 수도 있었다. 국내는 물론 중국과 아시아를 주름잡는 ‘한류 스타’가 왜 굳이 ‘모험’을 하려는지, 많은 이들의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당연히 이어졌다.
김종국은 이런 반응이 나오리라는 것을 모두 알고 있는 눈치였다. 그만큼 ‘터보 컴백’은 이미 수천, 수만 번은 생각하고 내린 결정일 테다. 고민과 갈등을 뒤로한 채 결국 김정남, 마이키의 손을 잡았고, 모든 것을 품어 안았다. 그간의 의리, 그리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도전이라는 점이 인상적이다.
터보의 컴백에 대한 뜨거운 관심은 18일 서울 리버사이드호텔에서 개최된 새 앨범 '어게인(AGAIN)' 발매 기념 음악감상회 현장에서 느낄 수 있었다. 터보가 15년 만에 컴백을 하고 이번 앨범이 20주년이라는 것도 의미 있었지만, 그보다 더 큰 관심이 집중된 지점은 김종국이 왜 터보 컴백을 탰했느냐는 것이었다.
이 같은 궁금증은 “터보 활동을 1회성으로 끝나지 않는다. 앞으로도 활동하며 유니크한 팀이 되고 싶다”는 김종국의 멘트로 더욱 크게 증폭됐다.
현재 김종국은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을 통해 아시아를 주름잡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의 인기는 유재석 이상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을 만큼 ‘핫’하다. 솔로 가수로서도 독보적인 음색과 감성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고. 그렇기에 그가 굳이 터보 활동을 1회성이 아닌 장기적 플랜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은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이에 관련된 질문이 나왔고, 현장은 모두 김종국의 입에 집중했다. 그는 “왜 터보로 앨범을 낸 것이냐”는 물음에 “그런 궁금증이 있을 것을 예상했다”며 “피하지 않으려고 한다. 심플한 답은 터보 앨범이기 때문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토토가' 했을 때 터보가 일회성 이벤트였지만, 마이키와 김정남도 재조명 받는 순간이 됐었다. 그런 상황들을 보면서 고민을 했다. 괜히 추억을 괜히 건드리는 것이 될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됐고, 동시에 새로운 도전될 수도 있겠다는 갈등이 있었다”며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여기부터가 핵심이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솔로활동을 할 수도 있겠지만, 솔로로서 할 수 없는 많은 음악이 있다. 사실 터보라는 이름으로 음반을 내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할 수 있다. 나로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이유를 덧붙여 설명했다.
위험을 부담을 안고 새로운 도전을 한 셈이다. 터보 컴백은 그에게는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미래를 향한 도전이었던 것.
김종국이 마이크를 내려놓자 김정남이 할 말이 있다는 듯 곧바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사실 '토토가'만으로도 만족을 했었다. 다시 음악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런 기회가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었다. 사실은 종국이가 먼저 (터보 컴백) 이야기를했을 때 너무 미안했다. 염치가 없는 거 같았다. 종국이 지금 위치가..종국이 혼자서 예능도 열심히 하고 음반도 하고 쌓아 올려놨는데 종국이가 제안을 해줬다. 너무 고마워서 고맙다는 말을 할 수가 없더라”고 덧붙였다.
김종국의 의리가 빛나는 부분이었다. 김정남은 물론 마이키에게까지 손을 내밀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한편 터보는 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아 15년만에 3인조로 돌아왔다. 오는 21일 0시 정규 6집 앨범을 정식 발매한다./joonamana@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