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 ‘우리 결혼했어요’(이하 우결)는 참 이상한 프로그램이다. 말로는 “안 보겠다, 그걸 왜 보니? 유치하게”라고 하는데 토요일 저녁이 되면 자꾸만, 어김없이 리모콘이 ‘우결’로 향하게 만든다.
가상이라는 사실을 전제하고 보는데도 선남 선녀 스타들의 알콩달콩한 러브스토리를 보고 있자니 괜시리 나도 모르게 감정이 이입되곤 한다. 요상하게 중독성이 있다는 뜻이다. 그들의 연애 스킬을 현실에 적용해보는 사람도 분명 있을 터다.
최근 배우 오민석과 강예원, 곽시양과 김소연, 아이돌 그룹 육성재와 조이가 ‘우결’을 꾸려나가며 달달함을 선사하고 있던 중에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100일이 지나면 가상 결혼생활을 접어야할 수도 있는 불확실한 미래(?)를 갖고 결혼 생활을 이어나가던 곽시양과 김소연이 최근 연장하기로 합의해서다.
초반에 쑥스러움을 타던 두 사람은 시간이 흐를수록 ‘꿀케미’를 자랑하며 입꼬리를 올렸다. ‘우결’에 등장하는 커플들은 늘 달달했지만, 이 커플만큼 풋풋하면서도 매일 설렘을 주는 장면을 만들어내진 못했다. 물론 '오예 커플'(오민석-강예원)이나 '쀼 커플'(육성재-조이)도 매력은 충분하다.
아무래도 나이 차를 뛰어넘는 곽시양의 카리스마와 귀여운 리액션으로 애교를 부리는 김소연의 어울림이 만들어 내는 시너지 효과 때문일 것이다. 곽시양과 김소연은 지난 12일 방송분에서 스킨십으로 안방극장을 채웠다.
이날 곽시양은 만화책을 사기 위해 줄을 선 상태에서 자신의 앞에 있는 김소연의 정수리에 턱을 갖다대며 애정을 드러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김소연을 향한 다정함이 가득 묻어났다.
곽시양은 또 멀리서 뛰어와 김소연을 포옹했고 이마에 뽀뽀도 했다.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스킨십은 시청자들마저 간지럽고 달달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서로를 알아가고 한 발짝씩 다가가는 과정이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와 맞아떨어진 것이다.
사실 두 사람에게 더 이상 계약 결혼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었다.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가상이지만 진심으로 다가갔기 때문이다. 이제 ‘진짜 부부’가 된 두 사람의 가상 결혼이 기대된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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