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하고 외로웠다. 또 달콤하기도 했다. 쌀쌀한 겨울 날씨에 만난 로이킴은 이 날씨와 무척이나 잘 어울렸다. 느릿하고 또 깊숙하게 슬픔을 각인시켰다. 뮤지션 로이킴의 진지하고도 단아한 음악 세게였다.
로이킴은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학교 백양콘서트홀에서 연말콘서트 '북두칠성'을 개최했다. 오는 20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이번 공연은 2000여 명의 관객을 동원한다.
파도 소리와 함께 무대에 오른 로이킴은 "'북두칠성'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단독콘서트를 1년 만에 하니까 이상하게 떨린다. 3집 '북두칠성'을 기념하는 콘서트인 만큼 다 불러드릴 거다"라고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바닥에 주저앉기도 하면서 그만의 음악을, 감성을 전달하고 소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이어 로이킴은 "파도소리나 바다라는 것을 떠올렸을 때 이상한 로망이 있는 것 같다. 괜히 바다에 가면 이상하게 생각이 많아지고, 바다에서 한 추억이 아니더라도 많은 추억이 바다에 가면 떠오른다. 그런 것들을 다 씻어버리겠다하고 쓴 곡이다"라고 오프닝 무대에 대해 말했다.
'나도 사랑하고 싶다' 무대에 앞서서는 "이별과 아픔과 외로움과 우울함과 참 많다. 오늘 1부에서는 조금 여러분이 잊고 지냈던, 다시 꺼내기 무서웠던 본인만의 추억들이나 이야기들을 서슴없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사랑이란 감정에 참 쉽게 속는 것 같다. 그냥 머릿속에 있는 케미컬, 호르몬의 변화일 뿐인데, 사랑이라는 단어를 들어서 더 무거워지고 그것을 잃었을 때 더 아파지는 것 같다. 호르몬의 변화일 뿐이다. 뇌파의 변화라고 생각하면 아파하거나 힘들어할 필요가 없었던 것 같다"라고 한곡씩 정성스럽게 설명했다.
또 로이킴은 최근 발표한 정규3집 '북두칠성'에 대해서 "3집, 나는 너무 만족한다. 회사 입장이나 팬들의 입장은 정확히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는 김치 같이, 조금만 더 시간을 더 두면 예쁘게 맛있게 될 것 같아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라고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공연에서 로이킴은 '파도', '바람에 날려본다', '나도 사랑하고 싶다', '떠나지 마라', '남기고 떠나죠', '눈물 한 방울', '홈', '영원한 건 없지만', '피노키오', '날 사랑하지 않는다', '힐링이 필요해', '이 노랠 들어요', '봄봄봄', '북두칠성' 등 20여곡을 소화했다. 기타 연주와 커버곡까지 더해져 공연은 더욱 풍성했다.
로이킴은 "공연이 너무 재미있다. 관객들은 모르겠다. 연습을 하면서도 나는 재미있고 좋았다"라고 말하면서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로이킴은 이번 콘서트에서 포크 감성을 기반으로 한 웅장하고 감성적인 발라드 정규3집 '북두칠성' 수록곡 전곡을 소화했다. 로이킴의 보컬과 건반, 기타, 베이스, 드럼, 첼로, 바이올린으로 구성된 세션과 특별하고 풍성한 공연을 완성했다.
로이킴의 콘서트는 정성스러웠다. 한 곡 한 곡에 정성을 담아 설명했고 자신이 느낀 감정을 관객들과 공유했다. 조용하고 잔잔하게 울려 퍼지는 곡들, 슬픔의 절정으로 치닫는, 그러면서도 멘트로 소소한 재미를 주는 로이킴이다. 관객들은 그의 무대를 감상하며 감성을 공유했고, 또 뜨거운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바닥에, 계단에 앉아 관객들과 눈을 맞추며 노래했다. 팬들에게는 더없이 달콤한 시간. '북두칠성'처럼 아름답게 반짝이는 별빛이 쏟아지면서 로이킴의 무대를 더욱 아름답게 만들었다. 밤하늘의 별을 보는 듯한 무대 연출은 환상적이었고, 로이킴과도 잘 어울렸다. 로이킴의 감성에 푹 빠질 수 있는 선물 같은 시간으로 꽉 채워진 공연이었다. /seo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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