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으로 일주일을 버틴다. 바로 2003년 첫방송을 시작해 2008년 종영한 MBC 예능프로그램 ‘행복주식회사-만원의 행복’(이하 ‘만원의 행복’)에서다. 이 프로그램은 스타들이 만원으로 일주일을 버티는 미션을 통해 돈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도시락을 싸고 다니고, 밥 한 끼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웃음은 물론 큰 깨달음을 줬다.
지난 18일 첫방송된 MBC 새 예능프로그램 ‘나의 머니 파트너: 옆집의 CEO들’(이하 ‘옆집의 CEO들’)은 ‘만원의 행복’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전혀 다른 포맷이지만, 프로그램이 주는 메시지가 비슷하다는 말이다.
특히 경제 예능프로그램으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프로그램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옆집의 CEO’의 탄생은 제법 반갑다. 이 프로그램이 띄는 공익적인 성격만 보더라도 존재 가치가 충분하기 때문이다.
‘옆집의 CEO들’은 돈과 경제생활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경제공익 리얼 버라이어티로, 출연진들이 함께 지내며 생활에 들어가는 모든 돈을 세일즈를 통해 자급자족을 하는 과정을 그린다. 손태영과 박나래와 허영지(카라)가 한 팀이, 이재룡과 데프콘과 황재근이 한 팀이, 은지원과 심형탁과 딘딘이 한 팀이 돼 머니 하우스에 입주했다.
팀마다 개성이 넘쳤다. 그리고 팀 내에 돈이 줄줄 새는 구멍 멤버는 꼭 한 명씩 있었다. 이와 반대로 알뜰한 소비 패턴을 보이는 이도 있었다. 물론 극단적인 구두쇠도 있었다. 이들이 어떻게 융합해 적절한 소비를 하게 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이들이 지켜야 할 프로그램의 룰은 간단하다. 생활비를 각자 충당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머니 하우스 안의 전기, 가스, 수도 역시 사용료를 지불해야 사용 가능하다. 이동수단인 차도 렌트비를 받는다. 때문에 출연진들은 중소기업 제품을 팔면서 생활비를 벌어야 했다.
돈을 넣지 않으면 전기도 끊기는 상황. 숨만 쉬어도 돈이었다. 출연진들은 100원을 수시로 넣으며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가치를 떠올리게 했다. 이때 은지원의 “우리가 사실 그렇게 사는 거다. 일일이 저렇게 백 원씩 안 넣어서 체감이 안 된 거다”는 말은 큰 울림을 준다.
앞으로 ‘옆집의 CEO들’ 출연진들은 온힘을 다해 세일즈에 나서야 한다. 이미 첫날 생활비를 위해 은행장 김구라에게 팀마다 대출을 받았기 때문. 지난 밤 대출을 받고 만찬을 즐기면서도 “벌면 된다”고 장담했던 이들이 과연 대출금을 모두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besodam@osen.co.kr
[사진] '옆집의 CEO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