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가 베일을 벗었다. 따뜻함과 재미를 오가는 방송 속에서 유독 눈에 띄는 커플이 있었다. 바로 안정환과 ‘푸할배’ 신동섭 할아버지가 그 주인공.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점점 가까워지는 모습으로 더욱 훈훈해질 ‘케미’를 예고했다.
지난 18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인간의 조건-집으로'(이하 '집으로')에서 안정환은 ‘푸할배’를 만나기 위해 강화군으로 향했다. 어렸을 때부터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없었기 때문에 누구나 느껴봤을 집안 어른의 정을 느껴보지 못했다고 고백한 그는 할아버지와의 만남에 조금 들뜬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이 숨어있었다. ‘푸할배’가 안정환이 누군지 전혀 못 알아본 것. 심지어 안정환을 코앞에 두고서도 “축구 좋아한다. 누구지 그 놈. 미스코리아랑 결혼한 놈. 한 번 골 넣고 키스한 놈 모르냐. 걔를 모르면서 축구를 얘기하냐”고 오히려 되물어 안정환을 당황케 했다. 결국 안정환은 “제가 살이 쪄서 못 알아보시는 것 같다”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굴욕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마을의 노인회장을 맡고 있을 정도로 활달한 성격 탓에 ‘푸할배’의 집은 늘 동네 어르신들의 방문으로 붐볐는데, 그 중 아무도 안정환을 알아보지 못한 것. ‘푸할배’ 역시 파리 얘기만으로 10분을 흘러 보내며 안정환은 뒷전으로 여기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안정환은 이에 대해서 오히려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인터뷰를 통해 “제가 누구란 걸 상대방이 알면 저도 되게 불편하고 벽이 생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몰라보셔서 더 다행이다”라고 깊은 속내를 밝혔다.
또한 그는 ‘푸할배’의 지시에 따라 추운 날씨 비닐하우스에 홀로 앉아 콩을 골라내며 손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했다. 그에게 무심한 듯 했던 ‘푸할배’는 손수 믹스 커피와 보리차를 챙겨 안정환에게 건네며 한 발짝 다가갔다. 할아버지의 손맛이 담긴 ‘커보차(커피+보리차)’의 맛을 본 안정환은 “첫 맛은 커피인데, 마지막은 보리차다. 1+1 '커보차'다. 제 입맛엔 좋았다”라며 호평을 보냈다.
신점리에서 안정환은 ‘축구계의 테리우스’가 아닌 그저 방송일하는 ‘안군’으로 통했다. 이 점에 더욱 편안함을 느끼는 안정환과 그를 대함에 거리낌이 없는 ‘푸할배’의 조합에 시청자들 역시 색다른 매력을 느꼈다.
연출을 맡은 원승연 PD 역시 지난 기자간담회를 통해 “안정환은 아빠 혹은 감독의 모습을 보여주셨는데 그런 안정환 씨가 아들 혹은 손자의 역할이 되면 어떤 것들이 나올까에서 매력을 크게 느꼈다”라며 “순간순간 카메라 신경 쓰지 않고, 가장 TV를 보는 우리처럼 행동하시는 부분이 안정환 씨에게 보이는 가장 큰 매력이다”라며 그의 활약을 예고한 바 있다.
‘집으로’는 이제 막 시작을 알렸다. 앞으로 더욱 가까워질 두 사람이 어떤 ‘케미’와 매력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많은 이들의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집으로'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