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의 흐름에 따라 류준열의 분량이 급격히 줄었다고는 하지만, 류준열은 혜리의 곁에 머무르는 동안 그에 대한 마음을 강렬하게 표현해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 혜리의 곁에서 질투하는 류준열은 섬세한 연기를 통해 정환의 감정선을 시청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그의 첫사랑을 응원하게 한다.
지난 18일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1988'에서는 정환(류준열 분)과 덕선(혜리 분)이 함께 이문세 콘서트에 간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이 장면은 지난 방송분에서 보는 이를 설레게 했던 침대신의 연결. 덕선은 집 수리 때문에 정환의 침대에서 잤는데, 정봉(안재홍 분)의 방에서 자다가 잠결에 자신의 방을 찾아온 정환이 덕선과 한 침대에 눕게 되면서 보는 이를 숨 막히게 하는 막강한 케미를 발휘했다.
당시 덕선은 자신과 콘서트를 가지 않겠다는 정환 때문에 마음이 상했던 상황. 자다가 눈을 떠 정환의 얼굴을 본 그는 잠결에도 콘서트에 같이 가자고 말했고, 이에 정환은 덕선을 더는 뿌리칠 수 없어 그러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택(박보검 분)과의 우정을 위해 덕선에게 마음을 숨기는 정환의 떨리는 마음은 안방극장에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에 정환은 친구들 없이 덕선과 단둘이 한 데이트를 통해 그의 마음을 조금 더 드러낼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이날 정환은 덕선 앞에서 자신의 마음을 더욱 꽁꽁 감추는 모습으로 보는 이를 아쉽게 했다. 20부작인 이 극은 현재 13회까지 방송됐는데, 택이의 등판으로 인해 정환과 덕선의 러브라인은 정체된 것으로 보이기 때문.
하지만 정환은 이 곳에서 만난 덕선의 중학교 동창이 덕선에게 예뻐졌다며 전화해도 되느냐고 묻는 말에 무표정으로 일관하고, "쟤가 나 엄청 쫓아다니고 편지도 줬다"고 자랑하는 덕선 앞에 애써 관심 없는 척 하품했지만, 덕선의 동창을 따라 들어간 화장실에서 덕선의 외모에 대해 평가하고 그를 '첫사랑'이라고 말하는 이들을 밀어버리는 모습으로 울컥하는 마음을 표현해 또 한 번 '어남류'(어차피 남편은 류준열)를 외치게 했다.
정환 역을 연기하는 류준열은 눈빛, 손짓 등 작은 행동으로도 정환의 감정선을 세심하게 표현하는데 탁월해 여심을 설레게 하는 중. 덕선은 물론 주변 사람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게 눈으로만 덕선을 쫓고, 그가 필요한 것을 조용히 건네며 덕선을 지키는 정환은 무뚝뚝하고 까칠한, 사랑에 서툰 고등학생으로 완벽하게 변신해 첫사랑의 추억을 상기시킨다./jykwon@osen.co.kr
[사진]'응답하라1988'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