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가 ‘주안 아빠’라는 수식어를 잠시 지우고 뮤지컬 배우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성악의 힘’이 뭔지 제대로 보여준 무대에 눈과 귀가 모두 집중됐다. 마침내 이날의 우승은 손준호에게로 향했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는 '작곡가 정풍송 특집'으로 진행됐다. 이날 대학 동창이라고 소개한 김상진, 박정택과 함께 등장한 손준호는 홍민의 '석별'을 선곡했다.
그는 “성악 전공한 사람들의 보이스 파워에 집중하고 들으시면 더 감동적이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며 남다른 자신감을 드러냈고, 그의 자신감대로 무대는 완벽했다. 세 사람이 만들어내는 완벽한 화음이 한 편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울림을 만들어냈기 때문.
이미 368표를 얻어 김연지와 김정민을 연이어 제치며 2연승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한 김동명이라는 강력한 경쟁자가 있었지만, 이들은 이에 괘념치 않았다. 김동민 역시 “스피커 옆에서 듣는데 소리가 어마어마하더라”라며 이들의 무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무대를 마치고 재등장한 손준호는 지난 ‘조수미 편’에서는 두 명이 출연해서 우승을 못했었다며 “그래서 오늘은 한 명 더 불렀다. 만약에 오늘도 우승 못하면 4명, 그 다음에는 10명, 또 그 다음에는 50명을 부르겠다”라고 말하며 재치 있는 입담도 놓치지 않았다.
하지만 이러한 그의 야심찬 계획은 더 이상 필요 없게 됐다. 422표를 얻어 김동명의 질주를 멈추게 하고 첫 승을 차지했을 뿐만 아니라, '찻잔의 이별'로 강렬한 탱고 무대를 선사한 김보경과 조용필의 '허공'을 선곡해 소리꾼다운 한을 보여준 남상일, 그리고 이상열의 ‘아마도 빗물이겠지’를 유쾌하게 풀어낸 레이지본까지 손준호 앞에 무릎을 꿇어야 했다.
손준호는 “우승 놓치고 싶지 않다”라고 패기를 드러내면서도 막강한 경쟁자들의 활약에 놀랐었던 듯, 우승이라는 말을 듣자마자 눈을 크게 뜨며 깜짝 놀란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의 우승은 모두가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완벽했고,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는 SBS ‘오 마이 베이비’에서는 개구지면서도 다정한 아들 주안의 아빠로서 호평을 받아왔고, 최근에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하면서 숨겨왔던 예능감을 뽐냈다. 그리고 이번에는 ‘불후의 명곡’을 통해 본업에서의 능력을 다시 한 번 입증하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앞으로도 무대와 예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종횡무진하며 활약을 보여줄 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 jsy901104@osen.co.kr
[사진]KBS 2TV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