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백종원은 반박불가였다. 5개월 만에 돌아온 그는 가뿐히 왕좌에 올랐다. 기미작가와의 케미스트리(조합)는 여전히 넘쳤고, 네티즌들과의 소통도 최고였다. 그가 없던 5개월 동안 빈자리를 보며, 또 돌아온 그의 모습을 보며 그의 진가가 더욱 실감나는 바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에는 백종원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다.
지난 19일 오후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마리텔'에서는 요리 연구가 백종원, 방송인 김구라, 웹툰 작가 이말년,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격투기 선수 김동현이 출연해 시청률 대결을 펼친 가운데, 백종원이 득표율 31.4%를 획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예상된 결과였지만, 복귀전이라는데 있어 부담감은 있었을 법 싶었다. 그러나 전반전이 끝나고 백종원은 돌아온 소감을 묻는 질문에 “쉬운데?”라며 여유를 드러냈다. 역시 '마리텔'의 제왕다운 모습이었다.
복귀전에서 선보인 메뉴도 따라하기 쉬운 메뉴였다. 막걸리를 이용한 빵. 보통 빵이라고 하면 어렵고 복잡하고 많은 인내심을 요구하는 메뉴인데 백종원이 선보인 레시피는 간단했다. 무엇보다 요리에 관심이 없는 시청자들도 따라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그에게는 분명 존재한다.
백종원을 이 자리까지 만들게 해준 별명 중 하나인 ‘슈가’와 관련해서는 제작진과의 때 아닌 신경전을 벌여 웃음을 자아냈다. 지금까지 그는 모든 메뉴에 설탕의 중요성을 설파한 바 있다. 생각보다 과감하게 설탕을 넣는 그의 모습에 ‘슈가 보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것. 이에 설탕 폭포로 만드는 제작진의 센스에 되레 백종원은 자신이 피해자라고 들고 나섰다. 그러나 제작진은 백종원의 손을 피해 설탕 사막을 만들어내 깨알 재미를 살렸다. ‘마리텔’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CG다.
백종원의 방송을 살리는 또 하나의 구원투수가 있다. 바로 기미작가다. 그는 백종원이 만든 음식을 먹고 미간을 찌푸리고 눈을 크게 뜬 표정으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젠 백종원 옆에 없으면 안 될 ‘조수’의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백종원의 여전한 입담, 제작진의 CG, 기미작가까지 3박자가 고루 맞은 방송에 백종원은 1위를 탈환했다. 모르모트 PD의 고군분투로 격투기 수업이 '이렇게 재밌을 수 있구나'를 보여준 다크호스 김동현, 실력을 물론 재치 있는 입담까지 갖춘 이말년이라는 신선한 새 멤버들을 제치고 말이다. 신선함도 제친 그리움. 돌아온 백종원이 시청자들은 그만큼 반가웠다. / besodam@osen.co.kr
[사진] '마리텔'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