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진섭은 현재형이었다. 데뷔 28년차 가수인 변진섭이 '히든싱어4'에서 최종우승을 차지하면서 건재함을 드러냈다. 역대급 인기를 누리던 변진섭은 현재도 살아 숨쉬는 가수로 최선을 다해 팬들을 향해 노래하고 있었다.
지난 19일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히든싱어4'에서는 원조가수 변진섭이 다섯 명의 모창능력자들과 대결을 펼치는 내용이 전파를 탔다. 변진섭은 초반에 하위권을 기록하며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막강한 모창능력자들의 도전을 뿌리치고 당당하게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변진섭은 전설이었다. 88년에 데뷔해서 내는 앨범마다 대박 행진을 이어나가면 데뷔 앨범으로 골든 디스크 신인상과 대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해내며 전설로 자리잡았다. 지방에서 변진섭의 집 앞을 찾아온 팬들을 위해서 여관을 장기계약을 할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변진섭의 인기의 비결은 노래의 힘이었다. 변진섭은 성인가요 느낌이 물씬 나는 발라드를 보여주며 전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누렸다. 가사와 딱 붙은 멜로디로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기억하게 만드는 노래들로 지금 들어도 팬들의 가슴을 따스하게 만들어줬다.
그리고 그런 노래의 힘은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에서 다시 불붙었다. ‘응팔’에서 선우(고경표 분)를 향한 마음에 확신을 가진 덕선(혜리 분)은 변진섭 테이프에 사탕을 붙여 선우의 가방 속에 몰래 넣으며 애정을 표시했다. 그때 혜리가 넣은 변진섭의 테이프는 1집 ‘홀로 된다는 것은’이다. 이 앨범의 수록곡인 ‘네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사랑뿐’은 그룹 디셈버가 다시 부르면서 각종 음원 사이트 실시간 차트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변진섭의 노래가 아직까지도 사랑받는 이유는 타이틀 곡 뿐만 아니라 앨범 전곡을 높은 수준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변진섭은 “데뷔 앨범이 1집이 아니라 독집인 이유는 1집만 내고 가수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그래서 모든 노래를 공을 들여서 만들어서 팬들이 앨범 전체를 사랑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이후에도 변진섭은 수록곡 전체에 공을 들이면서 한 곡이 아니라 앨범 전체가 사랑받으며 롱런했다. 1집에 이어 2집에서도 ‘희망사항’, ‘너에게로 또 다시’,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거죠’, ‘숙녀에게’ 등 수많은 히트곡들이 존재했다.
‘히든싱어4’에서 후배 가수들과 모창능력자들이 부르는 변진섭 메들리도 인상 깊었다. 관객석부터 모두 하나가 돼서 변집섭의 노래들을 열창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특히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거죠’는 연말 분위기와 어우러지면서 연이어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전세대를 아우르는 노래를 부른 원조 가수 변진섭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변진섭은 좋은 노래를 만들고 부른 추억의 가수가 아니라 지금도 여전히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변진섭은 지난 12일 열두번째 정규앨범 ‘타임리스’을 발매했다. 28년차에도 노래를 만들고 부르는 변진섭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pps2014@osen.co.kr
[사진] '히든싱어4'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