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시리즈가 벌써 3번째 대박을 터뜨린 것은 따뜻한 인간미가 있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서로 돕고 사느라 쌍문동 골목길에는 배를 곯는 집 하나 없고, 사랑보다는 우정을 먼저 생각하느라 전전긍긍하는 청춘 류준열이 있으며, 아픈 친구를 보살피고 혹시나 자존심이 상할까 모른 척 하는 얼굴보다 마음이 더 예쁜 혜리가 있다.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 다시 한 번 안방극장을 울렸다. 우리가 자주 잊고 사는 가족애, 모두가 함께 사는 공동체 의식을 따뜻하게 그리는 이 드라마는 매회 감동을 선사했다. 어머니들의 지극정성의 모성애, 아버지들의 희생이 담긴 부성애와 가족애, 그리고 언제나 나눔 정신이 투철한 라미란 가족들까지.
쌍문동 골목은 인간미 가득한 사람들이 넘쳐나고, 팍팍한 현실에 힘든 지금의 안방극장에 따뜻한 정이라는 판타지를 건드리고 있다. 언젠가부터 정이 드라마에서 표현하는 로망이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응답하라 1988’ 속 인간애가 가득한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는 격한 감동을 안기고 있다.
특히 지난 19일 방송된 14회는 ‘걱정말아요 그대’라는 주제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혼자가 아닌 함께 살아가는 법을 알고 있는 쌍문동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성덕선(혜리 분)은 공부 잘하는 전교 회장이 간질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고, 위기의 상황이 펼쳐지자 침착하게 응급 처치를 했다. 동시에 같은 반 친구들이 놀라거나 호들갑을 떨어 다른 반 친구들도 알지 않게 문을 닫게 했다. 또한 친구가 돌아오자 아무렇지도 않은 척 이야기도 하지 않고 평소대로 도시락을 함께 먹으며 따뜻한 배려를 했다.
간질 환자를 구한 이 장면은 공부는 잘하지 못해 ‘특공대(특별히 공부를 못하는 대가리’라는 별명이 있지만 똑부러지고 마음씨 착한 덕선의 성격이 드러나는 이야기였다. 또한 착하고 올곧은 성품을 가진 덕선이의 참모습을 알 수 있었다. 비록 공부는 잘 하지 못해도 현명하게 세상을 살아갈 수 있고, 마음까지 따뜻한 덕선이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이 드라마가 가진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표현하는 아름답고도 벅찬 감동의 순간이기도 했다.
‘응답하라’ 이우정 작가와 신원호 PD는 ‘응답하라 1988’까지 세 번째의 시리즈를 만들면서 정이 넘치는 이웃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각박한 현실에서 발버둥을 치는 안방극장을 위로하는 이야기를 전하며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덕선이의 간질 환자 구하는 소소하지만 강렬했던 이야기도 그랬다. / jmpyo@osen.co.kr
[사진] '응답하라 1988'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