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살이라는 나이에 다시 링 위에 오른 파이터 추성훈도 대단하지만, 그 뒤에서 묵묵히 남편의 곁을 지키는 아내 야노시호 역시 남달랐다.
지난 2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에서는 남편 추성훈의 경기를 지켜보는 아내 야노시호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날 방송에서 야노시호는 서언-서준 쌍둥이의 엄마, 그리고 사랑이가 무척 좋아하는 걸그룹 소녀시대 수영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추성훈의 경기를 관람했다.
경기 관전에 앞서, 야노시호는 시어머니에게 직접 호박죽을 끓이는 방법을 배우며 남편의 무사 경기를 기원했다. 호박죽이 부상 치유에 좋다는 말에 난생 처음으로 호박죽을 만드는 야노시호의 모습은, 비록 추성훈이 직접 모습을 보고 있진 않았지만, 추성훈을 든든하게 만드는 모습이었다.
경기를 1시간 앞둔 상황, 야노시호는 수영에게 속내를 내비쳤다. 긴장 되냐는 수영의 질문에 야노시호의 대답은 의외의 대답. 그는 "예전에는 불안하기만 했는데 지금은 감사한 마음이 더 크다. 남편이 40살이라는 나이에 한국에서 경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이 감사할 따름"이라는 대답을 내놨다.
말은 그렇게 했어도 걱정이 되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가 시작하자 야노시호는 잔뜩 긴장한 모습이었고 추성훈의 늠름한 등장에 모두들 절로 박수갈채를 보내는 상황 속에서도 야노시호는 박수조차 칠 수 없을 정도의 긴장감을 보였다.
추성훈이 상대 선수에게 난타전을 당할 땐 결국 눈물을 보였다. "안 돼"라고 외치며 남편의 승리를 바라던 야노시호는 떨어지는 눈물을 닦아내며 단 한 시도 브라운관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2라운드 난타전 이후, 3라운드에서 남다른 체력으로 상대선수를 몇 차례 파운딩하며 점수를 회복하는 듯 했던 추성훈은 결국 판정패를 당하며 씁쓸한 결과를 받아들여야했다. 관객석에선 판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야유가 빗발쳤지만 추성훈 본인은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이며 링에서 내려왔다. 그리고 자신을 응원해준 관객들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
그런 남편의 모습을 바라보던 야노시호는 아쉬움에 자신을 달래는 문정원과 수영에 "괜찮다"며 "아쉽지만 잘했다"라는 말로 웃어보였다. 그리고는 얼른 딸 사랑을 불러 "가자, 가자. 아빠 만나러 빨리 가자"며 아파할 남편을 위로하고자 했다.
파이터의 아내로 산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임이 분명하다. 남편이 밖에서 상처를 달고 왔을 때, 그 상처만큼이나 아파하는 것이 아내, 그리고 가족인데 파이터의 아내는 남편이 누군가에게 맞는 모습을 바라봐야만 한다.
게다가 모두들 은퇴한다는 노장의 파이터다.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말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야노시호는 "감사하다"는 속내와 함께 남편의 곁을 든든히, 묵묵히 지켜냈다. 눈물은 흘렸지만, 마음은 아팠지만 그는 "감사하다"고 말했다. 담담히 하지만 진심으로 남편을 응원하고 남편의 뜻을 존중하는 야노시호. 추성훈이야말로 아내 한 번 잘 만난 남편 아닐까.
한편 '슈퍼맨'은 아내 없이 아이들을 돌보는 연예인 아빠들의 육아 도전기로 매주 일요일 오후 4시 50분에 방송된다. / trio88@osen.co.kr
[사진] '슈퍼맨'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