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음악방송을 결산하는 훈훈하고 감동적인 장면이 나왔다. 20일 저녁 방송된 SBS '인기가요'를 통해서다. 저마다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는 요즘 가요계 정글의 법칙이 이날 만큼은 사라졌다. 바로 싸이와 후배 가수들이 모두 어우러져 신바람 춤사위를 벌인 '대디' 군무다.
이날 '인기가요'에서 싸이는 3년만에 들고 나온 신곡 '대디(DADDY)'로 2주연속 1위를 차지했다. 싸이가 기쁜 표정으로 양 팔을 번쩍 들며 환호한 순간,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인가' 트로피를 놓고 한판 싸움을 벌였던 후배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여서 싸이를 축하하기 위해 앵콜 무대를 만든 것이다. '대디'의 코믹댄스를 함께 추고 노래를 부르면서 오랫동안 기억될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불과 한 달여전, 엠넷 MAMA 시상식 현장에서 싸이의 수상 순간에 상당수 출연자들이 먼저 빠져나가서 썰렁했던 분위기와는 완전 딴판이었다. 당시, 빅뱅 태양이 "이건 좀 심하지 않냐"는 뉘앙스로 자성했던 게 후배들의 공감을 산 덕분일까. 선후배 아이돌이 함께 어우러져 경쾌하게 스텝을 밟는 모습에서 시청자들은 진정한 가요계 연말 축제의 흥겨움을 만끽했다.
이날 싸이는 보이그룹 엑소, 블락비 멤버 지코와 1위 후보에 올라 '대디'로 1위를 차지했다. 지난주 컴백 무대와 동시에 1위 트로피를 받았던 것에 이어 2주 연속이다. 싸이는 제일 먼저 후배들에게 "감사하다"라고 소감을 전하면서 남다른 마음을 표현했다. 지난주에도 함께 후보에 올랐던 방탄소년단에게 고맙다고 수상소감을 한 그다.
수상소감에서 후배들 먼저 챙기는 싸이이기에 후배들도 그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의미로 특별한 이벤트를 함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보통 1위 앵콜 무대가 이어질 때 무대에 올랐던 출연자들이 퇴장하지만 이날은 특별했다. 싸이와 함께 '대디'를 부르는 후배가수들의 모습이 이토록 흐뭇할 수가 없었다.
싸이 역시 자리에 남아 함께 노래하고 공연한 후배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방송이 끝난 후 싸이는 자신의 트위터에 "가수하길 참 잘했네요"라면서, "고마워 엑소, 방탄소년단, 나인뮤지스, B.A.P, 러블리즈, 라니아, 라붐, 헤일로, 업텐션, 에이프릴, 로미오, 퍼펄즈, 로열파이럿츠, M.A.P6, 스누퍼, 박시환, 로드보이즈"라는 글을 게재했다. 앵콜 무대 끝까지 자리해준 후배들에 대한 고마움에 한 팀씩 이름을 모두 적었다. 꼼꼼하게 후배들의 챙기는 모습이 역시 싸이다웠고, K팝을 이끌어가는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국제가수의 마음이었다.
지난 1일 공개된 이 뮤직비디오는 3일 만에 2천만 뷰, 9일째 4천만 뷰, 12일 만에 5천만 뷰 돌파에 이어 17일 만에 6천만 뷰를 기록했다. 그야말로 놀라운 속도다.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지 보름이 넘은 상황에서도 음악 팬들의 클릭 수가 꾸준한 셈. 이 기세라면 이 달 안으로 조회수 1억 건 기록은 떼놓은 당상이다./seon@osen.co.kr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