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개콘' 동창회 역설, 동네방네 소문난 위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12.21 09: 39

KBS 2TV 공개 코미디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전성기를 이끌었던 개그맨들을 총출동했다. 이른바 연말 동창회 특집이다. 김병만부터 김준현, 변기수, 허경환, 신봉선, 윤형빈, 정경미, 신보라, 안상태, 박휘순 등이 후배들과 함께 무대를 꾸몄고, 시청자들은 이 프로그램이 영광을 누렸던 전성기를 회상했다. 동시에 현재가 전성기가 아니라는 것을 오히려 부각하는 무대가 됐다.
지난 20일 방송된 ‘개그콘서트’는 동창회 특집으로 이 프로그램의 전성기를 책임졌던 개그맨들이 함께 했다. 최근 한자릿수 시청률로 떨어졌던 이 프로그램은 간만에 두자릿수로 뛰어올랐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개그콘서트’는 전국 기준 12.6%를 기록, 동시간대 방송된 MBC ‘내딸 금사월’(29.7%)에 이어 2위를 했다.
시청률과 함께 간만에 화제성도 높았다. 방송 후에도 잠잠했던 인터넷은 동창회 특집이 반갑고 재밌었다는 반응으로 뒤덮이고 있다. 동시에 전설의 개그맨들이 함께 해야 할 만큼 급박한 상황에 이른 ‘개그콘서트’의 씁쓸한 현실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보통 프로그램이 하락세를 띨 때 돌파구로 전성기 시절의 출연자들이 함께 한다는 점에서 이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개그맨들이 일회성으로 출연한 것은 그만큼 ‘개그콘서트’의 위기를 대변하는 대목이기도 했다.

선후배 개그맨들이 한데 모여 웃음을 선사한 무대는 충분히 재미가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무대 뒷공간을 지켜야 했던 후배 개그맨들에 대한 안쓰러움이 컸던 것이 사실. 이 프로그램이 소위 잘 나갈 때 선후배들이 함께 무대를 만들었다면, 좀 더 화려한 빛을 자랑했겠지만 구원 투수로 ‘전설의 개그맨’들이 함께 한 모양새는 프로그램 애청자들에게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개그콘서트’는 누가 뭐라고 해도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자존심이다. 1999년 첫 방송을 한 이 프로그램은 벌써 20년 방송을 앞두고 있는 상태. 방송 이래 몇 차례 시청률이 떨어졌다가 다시 올랐다가 하면서 스타 개그맨들의 산실로 꼽히고 있다. 워낙 큰 인기를 누렸고 화제성도 컸기에 지금의 떨어진 인기가 위기설로 이어지는 억울한 측면도 있다.
언제나 웃음을 안기기 위해 노력하는 개그맨들이 있고, 제작진 역시 분투를 하고 있지만 영광의 순간과의 비교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 인기가 높은 주말 드라마와의 경쟁 속에서도 저력을 자랑했던 이 프로그램이 현재의 별다른 유행어도 만들지 못하는 낮은 화제성을 어떻게 극복할 지 풍성했던 동창회 그 이후의 반전이 더 관심을 끌고 있다. / jmpyo@osen.co.kr
[사진] '개그콘서트'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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