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과 음악의 힘은 대단했다. 3인조, 완전체 터보가 해냈다. 15년 만에 되살아난 터보가 음원차트 1위 '올킬'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컴백했다.
터보가 21일 0시 발매한 정규6집 '어게인(AGAIN)'의 타이틀곡 '다시'로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을 비롯해 지니, 소리바다, 엠넷, 벅스, 몽키3, 네이버뮤직, 올레뮤직 등 주요 8개 음원사이트 실시간차트 1위를 기록했다. 몇몇 사이트에서는 줄세우기까지 기록하면서 저력을 입증했다. 오랜 기다림만큼 뜨거운 반응으로 터보와 대중이 서로에게 응답한 모습이다.
'다시'는 터보가 들려줬던 과거의 댄스곡의 계보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나 어릴적 꿈', '러브 이즈(Love is)' 등 터보 특유의 귀에 꽂히는 댄스 트랙이다. 한층 세련된 복고적인 느낌이 가미됐고, 두 명의 래퍼와 보컬 김종국의 만남은 신선함을 줬다. 터보에 열광하던 음악 팬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물 같은 곡이었다. 리드미컬한 기타에 EDM 요소를 첨가하면서 흥을 끌어올렸고, 터보의 이미지를 극대화시켰다.
사실 터보는 그동안 꾸준히 활동해오지 않은 추억의 그룹이라 할 수 있다. 지난 2000년 발표했던 음반을 끝으로 올해까지 30~40대의 추억에 묻혀 있었다. 활동 당시에는 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내면서 큰 인기를 얻었지만, 2000년 이후 김종국이 솔로 활동을 했을 뿐 터보의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다시 뭉친, 낯설 수도 있는 터보의 이름으로 차트 1위의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는 것은 더 큰 의미가 있다.
터보 재결합의 시발점은 지난 1월 방송됐던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특집이었다. 당시 김종국과 김정남이 출연하면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토토가'의 인기에 따라 터보에 대해서도 꾸준히 관심이 이어졌다. 마침 올해가 터보 데뷔의 20주년인 만큼 이들이 재결합할 명분은 충분히 갖춰졌다.
결국 김종국과 김정남, 그리고 마이키 세 멤버가 만났다. 가장 터보스러운 음악으로 90년대 추억을 떠올리게 하면서 성공적인 첫 발을 내디뎠다. 세련되면서도 90년대 터보가 했던 음악적 색깔을 유지한 점이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그 시절의 추억에 잠긴 세대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컴백이었다.
터보와 많은 히트곡을 작업한 주영훈, 윤일상을 비롯해 90년대를 풍미했던 룰라의 이상민, DJ DOC의 이하늘, 지누션의 지누 등과 함께 작업했던 것도 좋은 결과물로 이어졌다.
더불어 '토토가' 효과로 젊은 세대까지 터보의 음악에 대해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김종국이 꾸준히 활동하면서, 또 '토토가' 이후 90년대 가수들에 대한 열풍이 불면서 다시 터보의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것이다.
15년 만에 쉽게 볼 수 없는 3인조 조합으로 돌아온 터보. 다시 시작된 첫 걸음이 좋은 성과를 거둔 만큼 다시 추억의 그룹이 되지 않게 더 활발할 활동이 기대된다. /seon@osen.co.kr
[사진]더터보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