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문은 확실히 예지가 열었다. 걸그룹 피에스타가 대중의 관심을 받으며 떠오른 데는 그의 역할이 컸던 것이 사실이다.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에 출연, 경쟁 래퍼들을 실력과 카리스마로 압살하며 화제의 인물로 반짝 떠올랐고, 이 같은 인기는 자연스럽게 소속 팀인 피에스타로 이어졌다.
이 프로그램에서 예지는 그야말로 ‘리얼 랩스타’였다. 주목받지 못했던 걸그룹 래퍼에서 단숨에 인정받는 국내 여성 래퍼 중 한 명으로 급부상한 것. 최고의 프로듀서들과 동료 래퍼들은 물론, 대중의 입맛까지 고르게 사로잡으며 전문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갖춘 무서운 실력자로 떠올랐다. 각종 힙합 커뮤니티와 SNS 등에서 이미 그의 이름은 이미 ‘갓예지’다.
그는 최근 종영한 이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자. 비록 세미파이널에서 탈락했지만, 자신의 실력과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대중을 한 번에 휘어잡았다. 대중의 마음을 잡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데, 그의 존재감은 그만큼 독보적이었다.
방송 당시 예지는 쫄깃한 플로우와 정확한 가사전달력,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 장악력으로 호응을 얻었는데, 영구탈락의 위기에서 선보인 ‘미친개(Crazy Dog)’가 결정적이었다. 이후 그를 향한 시선 자체가 달라졌고, 프로그램이 계속될수록 호응은 더욱 커져갔다. 세미파이널에서 탈락했음에도 ‘언프리티2’의 진정한 우승자는 예지였다는 평이 나왔을 정도.
한 가지 놀라운 점은 예지가 댄서 출신이라는 것. 랩을 시작한지 약 5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는 사실은 놀라움을 더한다. 경력을 노력으로 극복한 케이스다. 예지가 래퍼로 대중은 물론 업계의 인정을 받을 때까지 피 나는 노력들이 있었다.
예지는 앞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댄서생활을 하다가 춤이랑 노래로 팀에 들어왔다. 랩을 시작한 것은 피에스타 결성이 되면서부터니까 한 4~5년정도 된 거 같다”고 밝혔다. 래퍼로 솔로 활동을 했던 것도 아니었기에 랩을 길게 할 기회도 없었다고. 하지만 예지는 비트를 듣고 가사를 써두는 일을 반복했다. 대중에 공개되지 않았지만 그렇게 소장하고 있는 곡이 이미 여러 곡이다.
‘언프리티 랩스타2’ 당시에는 미친 듯이 노력했다. 자다가도 툭 건드리면 바로 랩이 나올 정도로. 그래서 방송 당시 성대결절에 걸려 목소리가 안 나오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 바다. 그는 “정신병이 들 정도였다. 자다가도 누가 툭 치면 랩이 나올 정도로 연습하고 숙지했다. 실수를 했을 경우 나 스스로에게 죄책감이 들고 그걸 탓하기가 싫었다. 미친 듯이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간 발매한 피에스타의 곡들을 들어보면 예지의 랩 파트가 듣는 즐거움을 더한다. 멤버 개개인의 보컬도 훌륭하고, 퍼포먼스의 완성도도 높은 편이다. 예지에 이어 차오루가 예능으로 주목 받은 가운데, 어떤 멤버가 배턴을 이어 받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쏠쏠한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joonamana@osen.co.kr [사진] 로엔트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