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상황 속에서 잠시나마 현실을 잊고 웃을 수 있는 건 사랑하는 이가 곁에 있기 때문이었다. 아파하는 자신 때문에 더 힘들어 할 연인을 위해 남몰래 눈물을 삼키고 별 일 아닌 척 위로하며 힘을 북돋아주는 신민아. 이토록 어른스럽고 속 깊으면서도 사랑스러운 그가 있어 소지섭은 다시 한 번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지난 21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에서는 존킴이라는 정체가 밝혀진 후 기자들을 피해 주은(신민아 분)을 찾아간 영호(소지섭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스캔들이 터진 후, 연락이 되지 않는 영호가 걱정 된 주은은 집을 나서려다 문 앞에 서 있는 그를 마주했다. 주은은 지쳐 보이는 얼굴의 영호를 따뜻하게 안아주며 자신의 집으로 들였고, 오늘만은 고민과 걱정을 접어두고 편하게 잠들기를 권했다. 이런 그에게 영호는 평소처럼 “편하고 야한 밤 생각나면 부르겠다”며 농담을 건넸고, 주은은 이를 못 들은 척 보조개 키스를 날린 후 방을 나섰다. 하지만 주은이 영호를 무시하고 뒤돌아선 건 또 다시 도진 그의 다리 통증 때문이었다. 고통스러워하는 영호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자신과 그런 자신의 모습 때문에 더 힘들어 할 연인을 위해 주은은 준성(성훈 분)에게 전화를 걸어 영호의 안위를 전하며 눈물을 삼켰다.
다음 날, 주은은 준성과 지웅(헨리 분)을 불러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시작했다. 아침 식사 후 네 사람은 썬캡을 쓰고 아줌마들 사이에서 나무에 등치기, 손뼉 마주치기 등 운동을 했고, 정체불명의 운동방식에 영호는 주은을 향해 “지금 이게 설마 나를 위로하는 건가”라며 의구심을 표했다. 이에 주은은 “위로는 왜 해요. 가홍이고 존킴이고 다 지 잘나서 벌어진 일인데”라면서도 “몸이 고단해야 마음이 편해진다고 하지 않았냐”라는 말을 덧붙이며 이 모든 것이 영호를 위해 준비한 것임을 드러냈다.
영호의 색다른 경험은 이어졌다. 주은이 출근한 사이, 혼자 집을 지키던 그에게 현우(조은지 분)가 찾아와 아들인 민준(권순준 분)을 맡기고 간 것. 민준의 화장실 처리까지 도와줘야 하는 고된 일과에 투덜대는 영호에게 주은은 “강주은데이의 연장이라고 생각해라. 인생의 다른 단 맛을 보는 중인 것이다”라며 그를 위로했고, “고민 잘하고 결론 잘 내는 것도 방법이지만 시간 잘 때우고 잘 버티는 것도 때론 방법일 수 있다”며 자신의 집에서 지내는 동안 영호가 마음 편히 지낼 수 있도록 도왔다.
이렇게 주은의 집에서 충전의 시간을 가진 영호는 다시 현실로 돌아갔다. 하지만 가홍 61주년 파티에 이사장으로서 모습을 드러내기로 한 그는 시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았고, 걱정이 된 주은은 영호를 찾아 나섰다. 이내 주은은 홀로 아픈 다리를 잡고 고통을 참고 있는 영호를 발견했다. 힘들어하는 그를 향해 주은은 강한 모습을 보이며 “이렇게 버티고 있으니까 아직 한계는 아닌 거다”라고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건넸고, 넥타이를 바로 매주며 영호의 얼굴을 양 손으로 잡았다. 비로소 얼굴을 맞대고 눈을 마주친 그에게 주은은 “믿으면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고 믿으니까”라며 용기를 북돋았고, 결국 영호는 주은의 도움으로 파티장에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먼저 주은의 망가진 몸과 건강을 바로잡아준 건 영호였다. 다이어트라는 힘든 과정 속에서도 주은은 늘 자신감과 희망을 잃지 않았고, 이러한 당당함이 영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제 주은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영호를 버티게 하고, 그를 움직이게 한다. 영호에게 있어 존재만으로 더할 나위 없는 위로와 고질적인 다리 통증을 극복할 수 있는 힘마저 주는 주은. 이런 그가 영호의 곁에 있어 참 다행이다.
한편 ‘오 마이 비너스’는 고대 비너스 몸매를 가진 여자 변호사가 세계적인 트레이너를 만나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로맨틱코미디로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 nim0821@osen.co.kr
[사진] ‘오 마이 비너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