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 있던 터보 엔진이 15년 만에 가동됐다. 하지만 전혀 녹슬지 않았다. 오히려 더욱 강력해졌다. 올해 초 MBC '무한도전-토토가' 열풍을 이끌었던 터보가 3인조로 변신, 새 앨범을 내고 유종의 미를 거두고 있다.
21일 오전 0시에 발매된 터보의 정규 6집 '어게인'에는 무려 17트랙이 담겨 있다. 요즘처럼 디지털 싱글로 효율적인 활동을 펼치는 가수들에 비해 올드하지만 오래 기다려 준 팬들을 위한 묵직한 뚝심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타이틀곡은 '다시'. 이 곡은 22일 오전 기준, 각종 음원 사이트에서 tvN '응답하라 1988' OST, 싸이, 다비치, 엑소, 윤미래 등 쟁쟁한 음원 강자들과 함께 상위권에 올라 있다. 엎치락뒤치락 1위를 두고 경쟁하기도.
'다시'는 '나 어릴적 꿈', 'Love Is' 등 지난 터보의 계보를 잇는 정통 댄스 트랙이다. 히트메이커 이단옆차기가 힘을 실어 복고적인 느낌에 트렌디한 EDM 요소를 첨가했다.
무엇보다 '국민 MC' 유재석의 익살맞은 내레이션이 듣는 이들의 귀를 사로잡는다. 여기에 뮤직비디오에는 배우 차태현과 이광수가 출연해 보는 재미까지 더하니 차트 순항은 떼놓은 당상이었을지도.
하지만 이 때문에 '다시'가 음악 팬들의 인기를 얻고 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유재석의 피처링과 차태현-이광수의 뮤직비디오 출연은 그저 부가적인 감상 포인트일 뿐. 터보의 진심을 담은 음악이 통한 모양새다.
앞서 가진 컴백 기자회견에서 김종국은 "터보 앨범이니까 함께하는 거다. '토토가' 때 터보는 일회성 이벤트였지만 마이키와 김정남도 재조명 받는 순간이 됐다. 추억을 건드리는 것과 새로운 도전 사이에서 많은 고민이 들었는데 해야겠더라. 새로운 걸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김종국은 이번 터보 앨범을 기획하며 원년 멤버 김정남과 막내 마이키까지 동시에 품었다. 당장의 이익을 위한 솔로 앨범이 아닌 오랜 팬들과 멤버들을 생각하며 3인조로 변신을 꾀했다. 이들의 의리와 우정 역시 이번 터보 앨범을 빛나게 하는 요소다.
추억이 가진 힘은 크다. 추억을 머금은 음악의 힘은 곱절이다. 터보 엔진을 단 추억의 음악은 더욱 더 강력하다. 터보의 음악이 팬들을 사로잡은 이유는 많다.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더터보컴퍼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