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계의 ‘시베리안 야생 수컷 호랑이’로 군림하며 호탕하고 쾌활한 모습을 보여왔던 ‘국민MC’ 강호동이 다시 가열차게 달리기 시작했다. 지상파를 넘어 종합편성채널 JTBC까지 영역을 확대한 강호동의 선택은 역시 옳았다.
2013년부터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을 이끌고 있는 강호동은 12월 각기 다른 콘셉트의 예능 프로그램 3개를 추가시키며 안방에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먼저 다시 돌아온 SBS ‘스타킹’에서는 이특과 함께 깔끔하면서도 파워풀한 진행 실력을 뽐내고 있다.
서툰 일반인들이 대거 출연하는 ‘스타킹’은 이들을 이끌어주는 MC의 역량이 굉장히 중요한데, 강호동은 이에 최적화된 MC라고 할 수 있다. 강호동은 출연자의 연령이나 성별, 장기에 맞게 자신을 낮추기도 하고 특유의 리액션으로 현장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곤 했다. 또 출연자를 더욱 돋보이게 하려 스스로 망가짐을 불사하며 굴욕을 자처했으며, 감동적 사연을 듣고 눈물을 흘리는 모습도 자주 보였다. 강호동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정과 출연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친숙함을 선사, ‘스타킹’이 누구에게나 편안한 예능 프로그램이 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리고 강호동은 최근 JTBC로 활동 영역을 넓혀 친근함과 새로움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먼저 ‘아는 형님’은 사소하지만 궁금해 견딜 수 없는 질문을 받아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답을 전하는 프로그램으로 강호동은 서장훈, 이수근, 김영철, 김희철 등과 호흡하며 건강하고 생동감 넘치는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강호동의 트레이드 마크라 할 수 있는 옛날식 진행 방식은 늘 동생들에게 구박을 받고 있는데, 이 때문에 강호동은 ‘예능 원시인’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윽박지르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동생들의 리액션까지 살려주며 친숙한 매력을 뽐내는 강호동 덕분에 안방 역시 즐겁기만 하다.
또 ‘마리와 나’에서는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강호동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반려동물 하드케어 버라이어티인 ‘마리와 나’에서 강호동은 2개월 된 아기 고양이 토토를 맡아 예상치 못한 귀여운 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천하의 강호동이 아기 고양이가 무섭다고 말할 줄 누가 상상이나 했을까. 강한 인상과 큰 덩치로 포효하는 강호동만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처음에는 어찌할 바 몰라 하던 강호동은 어느 새 자신에게 의지해 새근새근 잠이 든 토토를 보며 아들 시후가 자신의 배 위에서 잠이 들 때를 잊을 수 없다고 말하며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 또 강호동은 자동급수기 사용법을 몰라 당황하고, 배변용 모래를 찾지 못해 우왕좌왕하면서도 토토를 지극정성으로 돌보며 따뜻한 진심을 보여 시청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덩치 큰 강호동이 작은 새끼 고양이를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이 어찌나 귀여운지 자연스레 웃음이 터져나온다. 강호동에게 ‘토토 아빠’, ‘강블리’라는 애칭이 붙은 건 이 때문이다.
최근 국민MC답지 않게 잠시 주춤했던 강호동은 이렇게 스스로 자신만의 틀을 깨부수고 조금씩 변화를 이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는 분명 안방에 색다른 활력소가 되고 있는 모양새다. 안주하지 않고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강호동의 가열찬 달리기가 참 반갑다. /parkj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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