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마크 오스본 감독)가 애니메이션으로는 무슨 얘길 더 할 수 있을까. '어린왕자'는 이미 필독 도서로 꼽힐만큼 유명한 작품이고, 대략적인 내용이 알려져 있다. 게다가 원작은 아름답고 철학적이지만, 애니메이션에 적합한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많은 것도 아니다. 이는 처음 이 애니메이션을 접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생각이다. 어쩌면 부모들은 단순히 자녀들의 교육용 영화를 기대하며 극장을 방문할 지 모른다.
하지만 작품을 보는 순간 선입견은 사라진다. '어린왕자' 원작이 가진 의미를 제대로 살리면서도, 이토록 재밌게 재해석된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오늘(23일) 개봉하는 '어린 왕자'는 엄마의 인생 계획표대로 살고 있는 어린 소녀가 이웃집 괴짜 조종사 할아버지의 이야기 속 어린 왕자를 찾아 떠나는 감동적인 여정을 다룬 영화다. 생텍쥐페리의 유명 소설 '어린 왕자'를 바탕으로 '쿵푸팬더'를 연출했던 마크 오스본 감독의 감성이 더해진 21세기판 '어린 왕자'다.
앞서 열린 시사회에서 이 영화는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영화를 본 성인 관객들은 "'인사이드 아웃'의 '빙봉'을 떠올리게 한다", "좋은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한 깊은 울림을 전한다", "어린이와 어른 모두를 위한 영화",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희망과 감동을 전하는 영화", "꿈이 있는 사람 모두가 봐야할 영화", "전 세대를 위로하는 아름다운 동화", "세상을 반짝이고 아릅답게 보게 해 주는 환상적인 작품", "원작의 느낌과 감성을 고스란히 담아 전한다", "마음을 따뜻하게 뛰게 만드는 아름다운 애니메이션", "눈가나 코끝이 찡해지는 가족 영화" 등의 평을 남겼다. 원작처럼 어른들에게도 감동을 주는 작품인 것.
'어린왕자' 원작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여러 번 읽을수록 새로운 의미를 일깨워 주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새로운 이야기가 첨가된 애니메이션 역시 원작이 갖고 있는 주제의식과 작품성을 그대로 담아내 감동을 준다. 특히 원작에 없었던 소녀의 존재는 '어린왕자'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여전히, 21세기 우리의 현실에도 적용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때문에 현실에 쫓겨 살아가는 어른들도 이 작은 애니메이션으로 힐링을 찾을 수 있다. 어른들을 찾아온 '인생 영화'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올 여름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이 성인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던 이유는 잊고 있었던 어린 시절에 대한 향수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상상 속의 놀이친구 빙봉은 순수했던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었고, 그로 인해 많은 성인 관객들이 감동을 느꼈다. 그런 면에서 '어린왕자'는 여전히 우리 안에 살고 있는 순수한 아이를 자각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연말 가족영화로도 적격이다. 과연 이 작품은 '겨울왕국', '인사이드 아웃' 등 흥행에 성공했던 애니메이션들의 뒤를 이을 수 있을까? 관객들이 보여줄 반응에 이목이 집중된다.
한편 '어린왕자'는 지난 제68회 칸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고 미국의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 신선도 100%를 기록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eujenej@osen.co.kr
[사진] '어린왕자' 스틸 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