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가는 옛날을 추억하는 프로그램들이 장악하고 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을 시작으로 예능계에도 복고 열풍을 부추기는 프로그램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JTBC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역시 복고 소환 프로그램 중 하나.
한때 가요계를 풍미했던 가수를 찾아, 당시 노래를 재편곡해 다른 가수들이 불러 대결을 펼친다. 22일 방송에는 2002년 드라마 ‘야인시대’의 OST로 유명했던 ‘야인’의 가수 강성과 2001년 애절한 발라드 ‘잘가요’로 대중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정재욱이 출연했다.
이날 두 사람은 남성적인 노래로 무대를 장악했고, 이 노래들을 잘 모르는 10대들마저 감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이날 두 사람의 노래보다 더 눈길을 끌었던 것은 정재욱의 입담.
10대 방청객이 “늙은 가수다” “아침 드라마에 나오게 생겼다”고 정재욱의 외모에 대한 소감을 이야기하자, 정재욱은 "아주 죽이는구나“ ”그 줄 너무 이상하다“고 대꾸해 웃음을 유발했다.
이후 그는 활동을 접게 된 이유를 밝히며 “그 동안 소속사를 많이 옮겼다. 한번만 더 옮기면 열 번이다. 마지막으로 옮긴 데가 조성모씨 회사였다. 나도 조성모씨와 같이 얼굴없는 가수 컨셉으로 활동했는데. 조성모씨는 나중에 얼굴이 있어졌고, 나는 끝까지 없다. 동네 아줌마도 나를 모른다”고 말해 폭소를 유발했다.
유희열은 “말투가 매력이 있다. 여유있게 툭툭 잘 던진다”고 말했고, 그는 “내가 씀뻑씀뻑 말을 하죠?”라고 특이한 표현을 쓰며 “이 말은 김경호씨가 나에게 한 말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경호씨와 같이 들어간 소속사에서 망한 이야기를 하며 김경호 성대묘사를 해 유재석에게 “비슷하다”는 말도 들었다.
이날 정재욱은 변하지 않은 노래 실력 뿐 아니라 감춰져 있던 입담까지 뽐내 시청자들을 즐겁게 만들었다. 개성있는 말투와 순발력으로 어떤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도 손색이 없을 듯 했다. 정재욱의 입담을 다 보기에는 짧았던 시간. 앞으로 다른 토크쇼에서도 만나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 bonbon@osen.co.kr
[사진] ‘슈가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