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육룡이' 변요한·정유미, 이 안타까운 사랑 어쩌나
OSEN 박꽃님 기자
발행 2015.12.23 06: 52

연인이었던 과거를 지나 현재는 조선 건국에 앞장서는 혁명 동지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한 변요한과 정유미. 하지만 둘 사이엔 서로를 염려하고 그리는 애틋한 마음이 여전했고, 그럼에도 그 사랑을 마음껏 표현할 수 없는 이들의 상황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지난 22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에서는 이방지(변요한 분)를 향한 마음을 숨기는 연희(정유미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분이(신세경 분)는 위기에 처한 이방원(유아인 분)을 구하고 화사단의 눈을 피해 조준(이명행 분)의 연구 자료를 빼돌렸다. 이는 토지 개혁과 관련한 문서로, 분이는 개혁이 이루어진 후 방지와 땅을 돌려받아 고향으로 돌아가는 자신의 꿈이 이루어질 것 같다며 기뻐했다. 고향 이야기를 하며 행복해하는 분이를 바라보는 연희의 쓸쓸한 눈빛을 눈치 챈 무휼(윤균상 분)은 “고향도 같은데 연희낭자 쏙 빼면 어떻게 하냐”며 “방지랑 낭자랑 연희낭자랑 다 같이 가셔야죠”라는 말을 건넸고, 분이는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다음 날, 분이는 조민수(최종환 분)를 면밀히 살펴달라는 정도전(김명민 분)의 지시를 전하며 어제의 일을 사과했다. 그는 “좋은 날 와서 고향 돌아갈 때 언니 빼놓고 간다 그런 뜻은 아니었어, 알지”라며 말을 건넸고, 이에 연희는 “나도 가도 될까. 그 날이 오면, 나도 너랑 같이 돌아가도 될까. 된다면, 그래도 되는 거라면”이라며 속내를 드러냈다.
연희의 마음은 이내 방지에게 전해졌다. 분이의 “연희 언니가 우리가 하는 일 마치는 그 날이 오면 우리랑 같이 고향으로 돌아가도 되냐고 물었어. 오라비도 좋지, 그렇지”라는 말에 별다른 대답 없이 무심한 듯 지나친 방지였지만 이는 곧 연희와의 관계에 대한 희망을 품게 하는 말이었다. 이에 방지는 연희를 향해 “분이한테 들었는데 나중에 잘되면 우리 같이 고향 마을로”라며 말을 꺼냈고, 연희는 “그런 얘기 한 적 없다. 그리고 그럴 일도 없다”며 차갑게 대꾸한 채 돌아섰다.
결국 방지는 그런 연희의 뒷모습을 애절한 눈빛으로 말없이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연희의 태도가 돌변한 건 과거의 상처 때문이었다. 앞서 연희는 조민수를 감시하다 부하인 대근(허준석 분)을 마주쳤고, 그는 과거 어린 연희를 겁탈한 자였다. 당시 연인이었던 방지의 앞에서 몹쓸 짓을 당했던 연희에게 이는 씻을 수 없는 상처였고, 갑작스레 떠오른 기억이 방지를 밀어내게 만든 것이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방지를 향한 마음은 멈추어지지 않았다. 연희가 차갑게 돌아선 후 방지는 술을 잔뜩 마신 후 눈물을 흘렸고, 술에 취해 쓰러져 있는 그의 곁에 연희가 다가왔다. 연희는 “왜 난 하필 오늘 돌아가고 싶단 생각을 했을까. 왜 난 머저리같이 이젠 약자가 아닌데도 그 자를 보고 정신을 놔버린 걸까. 그날 이후 아무리 떠올리려고 해도 떠오르지 않던 얼굴이었는데 단번에 떠올랐어. 그리고 그 끔찍한 일이 일어났던 메밀밭이 떠올랐어. 땅새야, 나 다 잊었다고 생각했는데”라고 되뇌며 엇갈린 사랑에 대해 괴로워했다.
이날 방지는 이성계(천호진 분)를 따라 조민수의 집을 찾았다. 이곳에서 방지는 연희를 겁탈한 대근을 한 눈에 알아봤고, 그를 눈에 띄게 경계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방지는 과연 연희를 대신해 그에게 복수의 칼날을 겨눌 수 있을까. 그리고 첫사랑의 슬픔을 품에 안고 살아가는 두 남녀는 행복해질 수 있을지, 이들의 관계에 관심이 주목된다.
한편 '육룡이 나르샤'는 조선의 기틀을 세운 철혈 군주 이방원을 중심으로 한 여섯 인물의 야망과 성공 스토리를 다룬 팩션 사극이다. / nim0821@osen.co.kr
[사진] ‘육룡이 나르샤’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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