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위대한 유산’, 결국엔 가족이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12.24 09: 07

 위대한 유산은 내리사랑이다.
가족이란 단어가 여느 때보다 소중하게 다가오는 오늘날 이 시점에, MBC 예능 ‘위대한 유산’에서 보여주는 가족들의 사랑 얘기는 한겨울 한파를 녹이기에 충분하다. 더욱이 부모님의 힘이 가족을 지탱하고 살리며, 살아가는 데 새로운 원천이 된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나 부모님의 직업을 공개하기 쉽지 않은 연예인들이 본가로 들어가 아버지 어머니와 일상을 함께 하는 모습도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달 26일 첫 방송된 MBC 예능 ‘위대한 유산’은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오로지 부모의 자식으로서 그들의 일을 배우고 체험하는 첫 발걸음이 그려졌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끈 출연자는 배우 권현상. 영화감독 임권택의 아들인 그는 평생 자신의 이름보다는 누군가의 아들로 불리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고 살아왔다. 특히 그가 배우로 데뷔한 이후로는 아버지에게 피해를 주기 싫어 단 한 번도 공식석상에 함께 오른 적이 없었다고. 이런 그가 ‘위대한 유산’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는 아버지와 보낼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사실 때문이다.
권현상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아버지와 보낼 시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지만, 여전히 두 사람은 함께 집에 있으면서도 살가운 대화 없는 적막한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두 사람이 낚시를 가면서 시청하는 이들이 흐뭇한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이어 배우 강지섭은 43년 경력의 중식 요리사인 아버지를 방송에 첫 공개했다. 어린시절 늘 몸에 배어 있는 짜장면 냄새가 싫어 친구들과 싸우기도 했다는 그는 어른이 돼 가장으로서 아버지가 느꼈을 책임과 무게를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이런 그가 중식 배우기에 나서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잘생긴 외모로 프라이팬을 잡는 모습은 마치 드라마 속 한 장면을 보는 듯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좀처럼 아들의 주방 출입을 허락하지 않았고 강지섭은 청소와 양파 까기, 배달 등을 도맡아했다. 아들이 하는 행동이 성에 차지 않는 아버지는 몇 번이고 강지섭에게 호통을 쳤다. 하지만 왠지모를 부자(父子)의 정이 브라운관을 너머 전해졌다.
걸그룹 AOA의 찬미는 미용실을 운영하는 어머니의 일을 도왔다. 안정된 미래를 위해 미용사 일을 전수받고 싶어 하는 찬미에게 어머니는 첫 날부터 딸에게 가위를 쥐어주며 손님의 머리카락을 자르도록 가르쳤다. 어머니의 스파르타식 교육에 찬미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고, 하루 일과를 마친 후 두 사람은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속마음을 털어놨다.
찬미는 혼자의 힘으로 세 자매를 길러낸 엄마의 강한 모습을 보고 자랐다며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스무 살이라는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엄마의 짐을 덜어주고 싶어 하는 듬직한 딸로 성장해 있었다.
부활 김태원은 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에게 자전거 타는 방법을 가르쳐줬고 아들과 함께할 자전거 여행을 꿈꾸고 있다고 밝혀 감동을 자아냈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을 되살리고 있는 모습에서, 어려운 시절을 극복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은 결국 가족의 사랑에서 솟아난다는 불변의 진리를 '위대한 유산'이 일깨우고 있다.
MBC 콘텐츠제작1부장 장형원 부장은 ‘위대한 유산’에 대해 “예능의 영역을 확장해서 교양과 맞닿은 것이다. 예능에서 놓치는 부분이 분명이 있다. 그런 부분을 우리가 찾아서 방송하면 시너지 효과를 분명히 있을 것이다. 정체성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현실을 담은 예능이란 말이 맞는 것 같다”고 했다./ purplish@osen.co.kr
[사진]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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