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희는 올해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 새 멤버로 합류했다. 새 멤버에 대한 관심만큼이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식스맨 특집에서 최종적으로 웃은 것은 광희였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하하와 함께 국민 예능프로그램을 이끌어갈 ‘우리 막내’는 광희였다.
식스맨 특집 합류 제의를 받은 전현무가 그랬다. ‘무한도전’ 새 멤버의 자리는 독이 든 성배 같다고. 그의 말대로 방송인이라면 누구나 탐나는 자리이긴 하나, 압박감이 크기도 하다. 새로운 멤버에 대한 기대치가 한없이 높고 날선 시선이 있는 고정 시청자들의 마음을 잡기 쉽지 않기에 새 멤버는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한다.
광희 역시 당시 ‘무한도전’이 택할 수 있는 새 멤버 카드 중 최선의 카드였다. 그는 ‘무한도전’에 합류한 후 활기를 불어넣는 데 성공했고, 다른 멤버들에 비해 웃음 지분이 크지 않다는 일부의 지적이 있긴 해도 열정적으로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이미 ‘무한도전’에서 어떻게 하면 웃음과 감동을 만드는지 아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맹활약을 펼치기는 쉽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그가 현재 자신의 몫이자 역할인 활력 생성은 잘 수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광희는 성우 도전 특집에서 희대의 발연기를 보여주며, ‘발연기 캐릭터’를 완성하기도 했다.
# 4월 18일, 새 멤버는 광희
한 달여간의 식스맨 특집은 참 시끄러운 잡음을 남겼다. 장동민은 ‘무한도전’ 식스맨 특집에 합류한 후 과거 발언이 논란이 일면서 부정적인 여론에 휩싸였다. 제작진은 터무니없는 내정설을 해명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새 멤버에 대한 극도의 관심과 온갖 참견은 논란을 만들었다. 꽤나 혼란스러웠던 와중에 새 멤버 광희가 확정되는 순간, 인터넷은 그야말로 떠들썩해졌다. 당시 제작진은 광희가 새 멤버라는 사실이 방송 전 외부로 흘러나갈 것을 우려해 보안에 신경을 썼고, 새 멤버 광희가 발표되는 순간의 더 큰 환희를 이끌었다.
# 5월 9일, 광희의 합류 신고식
밀려 있던 특집이 방송되느라 광희가 정식으로 합류하기까지 3주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광희가 새 멤버로 발탁된 후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엇갈렸고, 제작진은 부정적인 여론을 대놓고 방송에 펼쳐놨다. 광희는 자신을 반대하는 시청자가 피켓 시위까지 하는 몰래카메라에 툭 건드리면 울 것 같은 표정을 지었다. 길 이후 무려 2000여일 만에 새로운 인물일 투입된 까닭에 그 누구보다도 마음 고생을 했을 광희를 위한 ‘강력한 멘탈’을 주문한 몰래카메라였다. 동시에 이 같은 일부의 부정적인 시선에도 광희가 열심히 멤버로서 노력할 것이라는 예감이 드는 기분 좋은 합류 신고식이었다.
# 6월 6일, 광희의 분노 폭발
광희는 합류하자마자 10주년 포상휴가를 다녀왔다. 물론 포상휴가보다는 생고생인 극한 아르바이트를 체험하며 고생했지만, 포상휴가라는 소식이 알려진 후 일부의 악성댓글에 시달렸던 것이 사실이다. 광희는 인도 빨래터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하다가 “여기 처박혀 가지고...욕먹어가면서 사람들은 내가 놀러 온 줄 알고 욕 장난 아니게 하고 있다. 공항 사진을 보고 난리라더라. 내가 왜 쫓아갔냐고. 그런데 골방에 처박혀서 일하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광희 특유의 속사포 같이 쏟아지는 불만을 토로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웃게 했다. 조금만 실수를 하거나 조금만 부진해도 자신에 대한 날카로운 시선이 있다는 것을 아는 광희의 귀여운 투정은 ‘무한도전’의 새로운 웃음 장치가 됐다.
# 6월 27일, 광희와 유이의 공개 만남
광희는 ‘무한도전’에 합류한 후 유이에 대한 애정을 여러차례 드러냈다. 유이가 자신에게 친구로 선을 긋는다는 서운한 감정과 함께. 제작진은 광희와 유이의 깜짝 만남을 주선했다. 평소와 달리 낮게 깔리는 광희의 떨리는 목소리, 유이 앞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광희의 진중한 행동은 시청자들을 놀라게 했다. 무엇보다도 미처 몰랐던 광희의 콤플렉스도 확인할 수 있었다. 광희는 유이에게 자신이 멋있는 남자가 아니라고 생각했고, 유이는 외모 때문이 아니라 광희를 남자로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선을 그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까불대는 광희가 아니라 한 여자를 진짜로 좋아하는 진지한 행동은 ‘무한도전’ 합류 후 가장 큰 반전이었다.
# 8월 21일, 광희가 가요제로 다시 태어난 날
광희는 제국의 아이들에서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가수는 아니었다. 아무래도 그룹 이름보다는 예능에서 웃긴 아이돌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이 사실. 그는 올해 빅뱅 멤버 지드래곤, 태양과 함께 가요제에서 ‘황태지’로 호흡을 맞췄다. 멋있는 무대를 꾸미고 싶다는 욕심을 드러내며, 동갑 친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갔던 광희는 가요제에서 평소보다 멋있는 매력을 뽐내는데 성공했다. 물론 여전히 방정맞은 입담으로 안방극장을 웃겼지만, 무대에서만큼은 멋이 넘쳤다. 광희는 지드래곤, 태양과 동갑내기답게 티격태격하면서 허물 없는 관계를 형성하며 가요제의 부가적인 묘미를 선사했다. / jmpyo@osen.co.kr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 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