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속에 '블리'들이 많아졌다. '공블리'부터 '추블리', '포블리', 최근엔 '봉블리'까지. 사랑스러움으로 무장한 이들은 외모는 저마다 다르지만, 보는 이들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키는 치명적인 매력 덕분에 스타로 부상했다.
'블리'라는 말은 예쁘고 잘생겼다는 의미와는 거리가 멀다. 외모를 뛰어넘는 사랑스러움과 매력이 있을 때, '○블리', '△블리'라는 별명을 붙여주게 된다. 우리의 '블리'들은 전형적인 미인 혹은 미남과는 관계가 먼 경우들이 많고, 전형적이지 않을 때 오히려 사랑스러움이 배가되는 신묘한 특징을 지니기도 했다.
'블리'라는 별명의 원조는 배우 공효진이다. 드라마 '파스타', '최고의 사랑' 등을 통해 로맨틱 코미디 여주인공으로서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준 그는 자신의 성에 '러블리'의 '블리'를 붙인 예쁜 별명을 얻었다. 전형적인 미인은 아니지만, 개성있는 외모와 패션 감각을 갖춘 그는 맡은 배역을 자연스러우면서도 사랑스럽게 표현하는 생활 연기로 많은 이들을 매료시켰고, '블리'라는 이름의 첫 주인공이 됐다.
'공블리'의 인기를 이은 다음 '블리'는 '추블리'였다.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의 딸 추사랑은 2013년 시작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하면서 '추블리'로 통하기 시작했다. '추블리'의 가장 큰 특징은 보는 이들을 즐겁게 만드는 '먹방'과 지치지 않는 에너지다. 귀여운 외모로 보통의 여자 아이들과 다른 씩씩함을 발휘하며 안방에 웃음을 안겨줬던 추사랑은 '추블리'라는 별명에 꼭 맞는 사랑스러운 인물이다.
'포블리'와 '봉블리'는 '응답하라' 시리즈가 낳은 최고의 캐릭터들이다. 현재 '응답하라 1988'에서 '봉블리' 정봉(안재홍 분)의 아버지 김성균으로 등장하고 있는 김성균은 '응답하라 1994'에서는 삼천포에서 올라온 18살 새내기 대학생 '삼천포' 역을 맡아 지금과는 다른 매력을 선보였었다. '응답하라 1994' 속 삼천포는 다소 내성적이고 깔끔한 성격의 남학생이었는데, 한 방을 쓰는 해태(손호준 분)와 티격태격 싸우는 모습이 귀여움을 자아냈다.
놀랍게도 현재 '포블리' 김성균은 '응답하라 1994'에서 자신이 맡은 배역보다 무려 30세 가량 많은 배역을 연기하고 있다. 그는 이미 '포블리'라는 별명에 이어 TV에 나오는 개그를 따라하는 천진난만한 아버지 역할로 '균블리'라는 별명까지 새롭게 얻은 상황.
그럼에도 불구, 최근 가장 폭발적인 사랑을 얻고 있는 '블리'는 '봉블리'이다. 김성균의 아들 정봉 역으로 나오고 있는 안재홍은 '덕후' 콘셉트인 정봉 역할을 사랑스럽게 소화하며 '봉블리'라는 별명을 얻었다. 대학 입시에서는 매번 떨어져 7수를 면치 못했지만, 복권 수집으로 가세를 일으켰을 뿐 아니라 좋아하는 여자에게는 저돌적으로 다가가는 '봉블리'의 매력에 시청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블리'의 계보는 앞으로도 쭉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캐릭터 뒤에 '블리'라는 꼬리표(?)를 붙이고 보면, 그 캐릭터가 더욱 사랑스럽게 느껴지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도 한다. '봉블리'의 뒤를 이을 차세대 '블리'는 누가될까? 기대감을 모은다. /eujenej@osen.co.kr
[사진] '응답하라 1988' 캡처, KBS 제공, OSEN DB., CJ E&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