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분이 늘어났다고 지루할 거라 생각했는가. 기우였다. 더 풍성한 이야기를 담았음에도 쫀쫀한 긴장감과 통쾌한 복수를 이끌고 가는 것은 물론, 친절한 캐릭터 설명과 전개로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감독판은 우민호 감독이 숨겨둔 최종병기였다.
23일 오후 서울시 성동구 행당동에 위치한 CGV 왕십리에서는 영화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감독 우민호)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이병헌은 감독판을 개봉하게 된 소감에 대해 “앞으로 영화하면서 이런 기회가 또 있을까 생각한다. 많은 관객분들이 사랑해주셨기 때문에 저희에게 새로운 경험을 하게 해주신 거라고 생각한다. 매번 모두들 함께 영화 얘기를 할 때면 백윤식 선생님께서 잘린 신에 대해 한탄하면서 말씀하셨는데 이제는 그러시지 않아도 되겠다. 원 없이 3시간짜리 감독판에서 연기를 보여줄 수 있어 배우들은 모두 흡족해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 감독판에는 본편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캐릭터들의 비하인드 스토리, 추가된 오프닝과 엔딩 등이 50분이 더 담긴다.
감독판까지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었던 것은 역시 흥행에 힘입은 것. 배우들과 감독은 연신 관객들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인기를 입증하듯 관객 사이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건 단연 ‘모히또 가서 몰디브 한 잔 하자’는 이병헌의 명대사. 이와 관련해 우민호 감독은 “모히또 대사는 현장에서 이병헌의 아이디어였다. 현장에서 재밌었는데 사실 이렇게까지 화제가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이병헌은 "원래 대사는 ‘몰디브 가서 모히또 한 잔 하겠다’고 하는 거였다. 현장에서 장난처럼 했던 것이 결국 오케이 컷이 됐다“며 기쁜 심경을 전했다.
감독판에서는 인물의 관계성에 집중했다. 이와 관련해 이병헌은 “캐릭터 하나하나가 입체적으로 보이고 관계들이 좀 더 풍성해지니까 그런 부분들이 인물과 인물들의 관계를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캐릭터 자체도 입체감이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이강희와 안상구의 관계가 성장하는 부분이 조금 더 많은 영화들이 보여지는데 그 부분이 묘한 감흥을 줬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우들 중에서도 감독판을 특히 원했던 백윤식 역시 “언론사에서 일어나는 동료들과의 장면, 마지막 추가된 그 부분이 굉장히 본인의 입으로 얘기하자니 거북스럽지만 작품적으로 볼 때 굉장히 인상적이었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우민호 감독은 “3시간 버전은 저와 배우들, 스태프들이 고생해서 찍은 걸 보여드리는 건데 제 스스로가 벌거벗은 기분이 든다”면서도 “순수하게 바라봐주셨으면 좋겠다. 비교해서 보시면 더 재미가 있을 것 같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은 오는 31일 개봉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