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가 저무는 연말이 되면 늘 듣게 되는 표현이 바로 '다사다난'이다. 물론 다사다난하지 않았던 해가 없었지만 올해는 특히나 방송가에 여러 가지로 일도 많고 어려움도 많았다. 누구는 방송을 떠났고, 누구는 다시 돌아왔다. 2015년 시끌벅적했던 방송가의 10대 뉴스를 정리해봤다.
#1. ‘응팔’, ‘응칠’·‘응사’ 이어 또 다시 흥행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88’(이하 응팔)이 다시 한 번 성공궤도에 진입했다. 연출을 맡은 신원호 PD는 당초 첫 방송을 앞두고 세 번째 시리즈라는 진부함 때문에 실패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그 예측을 철저하게 빗나갔다. ‘응팔’ 14회가 유료플랫폼 가구 평균 시청률 16%, 최고 시청률 17.4%를 찍으면서 매회 시청률을 경신하고 있다.(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응팔’은 1988년~1989년 서울 쌍문동 골목길에 사는 다섯 가족들의 삶과 이웃에 대한 정을 그리며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여주인공 혜리의 남편 후보가 박보검과 류준열로 좁혀진 가운데 이외에도 고경표-류혜영, 안재홍-이민지, 김선영-최무성 등 여러 커플들이 러브라인을 형성해 재미를 높이고 있다.
#2. ‘무한도전’, 새 멤버로 광희 발탁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관심 속에 지난 5월 광희가 MBC 예능 ‘무한도전’의 식스맨으로 결정됐다. 새 멤버로서 혹독한 신고식을 치른 광희는 마치 원년 멤버였던 것처럼 그들 사이에서 잘 녹아들며 선방하고 있다. 광희의 하이톤 웃음소리와 애교 섞인 미소가 시청자에게도 긍정의 기운을 전달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여전히 그의 등장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며 멤버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데, 광희는 신입으로서 본인에게 주어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듯하다. ‘무도 초년생’ 광희는 1인자 유재석의 도움을 받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솔직한 막내 캐릭터를 만들고 있는 것. 얼굴에 빨래집게 꽂기, 말도 안 되는 외국어 등 다양한 몸 개그와 빈틈 많은 말 개그를 적절히 섞어가며 본인만의 분량을 뽑아내고 있다.
#3. 정형돈, 불안장애로 방송 일시중단
정형돈은 11월 MBC 예능 ‘무한도전’ 촬영장에서 멤버들에게 직접 활동 중단을 선언하며 출연 중인 모든 프로그램에서 잠정적으로 하차했다. 지난 2002년 KBS 1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정형돈은 ‘개그콘서트’에서 쌓은 개그 능력을 바탕으로 ‘무도’ 창립멤버로서 10년째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해왔다. 잠정 하차하기 전까지 출연하던 프로그램만 해도 ‘무한도전’ ‘돈워리뮤직’ ‘냉장고를 부탁해’ ‘주간아이돌’ 등 한 손으로 꼽기 어려울 정도로 최고의 주가를 달렸다. 그러다 잠정 활동중단을 선언하면서 팬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소속사 측은 정형돈이 건강상의 이유로 당분간 방송 활동을 중단할 예정이며, 오래 전부터 앓아왔던 불안장애가 최근 심각해지면서 방송을 진행하는데 큰 어려움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4. 김용만·이수근·노홍철 방송 컴백
도박혐의로 공백 기간을 가져온 방송인 김용만이 올 11월 O tvN 새 예능 '쓸모 있는 남자들'로 통해 활동을 재개했다. 2년 8개월 만에 연예계에 복귀하게 된 것이다. 나영석 PD의 tvN 웹 예능 ‘신서유기’로 복귀를 결정한 이수근도 성공적으로 안착하며 활발하게 방송 활동 중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13년 11월 불법도박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자숙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 2년여 만에 공식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키고 방송에서 하차한 노홍철도 10개월간의 자숙기간을 거친 뒤 추석특집으로 방송된 MBC 예능 ‘잉여들의 히치하이킹’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인사했다. 이후 12월 말 첫 방송을 시작한 tvN 예능 ‘내 방의 품격’을 통해 본격적으로 방송활동을 다시 시작하게 됐다.
#5. 1인 방송의 지상파 이전 ‘마리텔’
MBC 예능 ‘마이 리틀 텔레비전’은 1인 방송 전성시대를 여는데 크게 일조했다. 인터넷을 통해 개인 방송을 하는 진행자가 웬만한 스타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시점에서 탄생한 ‘마리텔’은 이 같은 개인 방송 열풍에 불을 지폈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누구나 자신만의 주제를 방송으로 꾸며 네티즌과 소통하며 이름을 알리게 된 것. ‘마리텔’이 큰 사랑을 받는 것은 그간의 정제된 방송에서 만나보지 못했던 스타들의 진솔한 매력을 발견하는 강점이 있기 때문이다. ‘마리텔’을 통해 요리연구가 백종원, 디자이너 황재근, 종이접기 아저씨 김영만, 연출을 맡은 모르모트 PD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6. ‘막장 작가’ 임성한, 은퇴 선언
‘막장 드라마계 대모’로 통하던 임성한 작가가 지난 5월 돌연 작품 활동을 하지 않겠다면서 은퇴를 선언했다. 드라마 ‘보고 또 보고’ ‘인어 아가씨’ ‘왕꽃 선녀님’ ‘하늘이시여’ ‘신기생뎐’ ‘압구정 백야’까지 10번째 작품을 집필한 그가 더 이상 드라마를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다. 임 작가는 당시 MBC 드라마 ‘압구정백야’의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 소감을 게재했다. 2개월 후인 7월께 임성한 작가가 예능 작가로 컴백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TV조선 측은 이미 불발된 사안이라고 밝혔다.
#7. 김구라, 18년 만에 협의 이혼
김구라는 8월 소속사를 통해 결혼한 지 18년 만에 협의 이혼했음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아내의 빚으로 인해 채무에 시달리고 공황 장애를 앓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진 이후 8개월여 만이다. 김구라는 당시 아내가 선 보증 때문에 당시 수십억 원의 빚을 지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었다. 그는 현재 고등학교 2학년인 아들 김동현 군과 성인이 될 때까지 함께 살겠다는 계획이다. 아들의 일에 대해 아내와 논의가 필요할 때는 언제든지 만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구라는 ‘라디오스타’ ‘복면가왕’ ‘마이 리틀 텔레비전’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 ‘집밥 백선생’ ‘썰전’ 등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하차하지 않고 출연을 이어오고 있다.
#8. 이태임-예원, 방송 촬영 중 내홍
배우 이태임과 쥬얼리 출신 가수 예원이 MBC 예능 ‘띠동갑내기 과외하기’ 촬영 도중 갈등을 빚어 논란이 일었다. 바다에서 나온 이태임이 극도로 민감해진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예원에게 욕을 했고, 곧바로 사과하면서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공개되면서 상황이 역전됐다. 예원은 존댓말은 아니지만 의도된 반말이라고는 볼 수 없는 말투로 거짓말 논란에까지 휩싸이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MBC까지 사과의 뜻을 전하며 종지부를 찍게 됐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결국은 모두가 피해자가 됐다. 짤막한 영상이 상황 전체를 담아내지 못했기 때문에 오해를 계속해서 불러일으켰기 때문. 이후 이태임은 7~8개월간의 자숙기간을 거친 뒤 케이블 드라마 ‘유일랍미’로 복귀했고 tvN 예능 ‘SNL코리아6’에서 용기 있게 셀프 디스를 감행해 슬럼프를 극복했다.
#9. 예능 속 일본국가와 욱일기 논란
인기 예능프로그램들이 일본 노래와 욱일기 등을 사용하면서 시청자들 앞에 머리를 숙였다.지난 4월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에서는 일본인 멤버 타쿠야가 도쿄 쓰키지 시장에서 경매로 팔리는 참치의 이야기를 전하던 과정에서 화면에 욱일기가 선명하게 찍힌 참치가 등장해 방송 직후 논란이 일었다. 연출을 담당하는 PD는 재편집을 통해 재방송에는 문제의 영상이 없을 것이라고 곧바로 사과했다. MBC ‘진짜사나이’에서도 부적절한 배경음악이 사용된 것에 대해 발 빠르게 사과했다. 제작진이 빠르고 적극적으로 사과를 했지만 기미가요와 일본의 군가 ‘군함 행진곡’을 삽입한 일은 프로그램에 꽤나 큰 상처를 입었다.
#10. 변호사 출신 방송인 강용석, 불륜스캔들로 방송 중단
변호사 겸 방송인 강용석이 불륜 스캔들 때문에 방송에서 전면 하차했다. 연예인만큼 높은 인기를 구가하며 전성기를 누렸지만 사생활 관련 스캔들로 방송활동이 중단된 것이다. 강용석의 지난해 11월부터 유명 블로거 ‘도도맘’과 부적절한 관계라는 루머가 증권가 정보지를 통해 유포되며 불륜설에 휩싸였다. 강용석은 불륜 자체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한 매체가 도도맘과의 불륜설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정황을 포착한 내용을 보도하며 다시금 논란에 휩싸였다. 도도맘은 잡지 인터뷰 및 방송에 출연해 불륜관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결국 강용석은 9월 tvN ‘고소한 19’, JTBC ‘썰전’, TV조선 ‘호박씨’, ‘강적들’ 등에서 자진 하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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