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말은 필요없다. 2015년을 뜨겁게 달궜던 영화계의 사건, 사고를 10개 항목으로 정리했다.
#1. 이병헌 컴백
배우 이병헌의 컴백은 2015년 상반기 영화계의 가장 큰 '핫이슈'였다. 이병헌은 지난해 9월부터 모델 이지연과 걸그룹 글램 멤버 다희의 협박 사건에 연루돼 장장 11개월 간 재판 과정을 겪었다. 이후 이지연과 다희는 공갈미수혐의로 경찰에 구속,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았고, 항소했지만 "피해를 끼쳐 죄송하다"며 반성의 의지를 보였다. 이에 대해 이병헌은 두 사람에 대한 처벌불원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고, 이지연과 다희는 구속 6개월 만에 보석 신청이 받아들여져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나왔다.
올해 4월 초 사실상 협박사건이 종결된 시기와 맞물려 이병헌과 이민정은 득남을 하며 악재 가운데서도 기쁨을 맞이했다. 이어 영화 '협녀, 칼의 기억'(박흥식 감독)이 8월에 개봉, 흥행에 실패하며 이병헌의 재기 프로젝트에는 먹구름이 드리워지는 듯 했지만 11월 영화 '내부자들'(우민호 감독)이 흥행에 성공하며 누구도 예상치 못한 반전이 빚어졌다. 이병헌은 청소년관람불가인 '내부자들'이 600만 관객을 돌파, 기록적인 성공을 이뤄내며 재기에 완벽히 성공했다.
#2. 11년 만의 쌍천만 달성
영화 '암살'(최동훈 감독)과 '베테랑'(류승완 감독)은 약 2주차로 개봉해 비슷한 시기 각각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이는 한국 영화 역사상 두 번째 '쌍천만' 달성 기록이다. (동시기 첫 번째 쌍천만은 2003년~2004년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 11년 만의 쌍천만 기록은 1700만 관객을 돌파했던 '명량' 이후 덩치가 커진 여름 극장가의 파워를 입증했다. 또 친일파 청산에 대한 요구, 부패 재벌에 대한 비판의식 등 '공분'을 일으킬 수 있는 주제의식이 흥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던 기록으로 남을 전망이다.
#3. 송승헌♥유역비 열애
송승헌과 유역비의 열애는 지난 8월에 불거졌다. 중국의 한 매체가 유역비와 송승헌이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보도한 것. 이후 송승헌의 소속사 더좋은 이엔티 측은 "(유역비와)영화 이후에 자주 보지는 못했으나 자주 연락하고, 좋은 감정을 가지고 시작하는 단계"라고 열애를 인정했다.
두 사람을 맺어준 것은 함께 출연한 영화였다. 송승헌과 유역비는 영화 '제 3의 사랑'(감독 이재한)에서 연인 호흡을 맞췄고, 이 시간을 통해 친분을 쌓고 연인으로 발전했다. 이후 두 사람은 9월 베이징에서열린 '제3의 사랑' 초연 행사에 함께 참석해 애정을 과시했다.
#4. 리암 니슨의 '인천상륙작전' 캐스팅
영화 '테이큰' 시리즈로 한국에서도 유명한 할리우드 배우 리암 니슨이 영화 '인천상륙작전'(이재한 감독)에 출연한다는 소식은 한국 관객들에게 신기하면서도 반가운 일이었다. '인천상륙작전'은 1950년 9월 15일 국제연합(UN)군이 맥아더의 지휘 아래 인천에 상륙하여 6ㆍ25전쟁의 전세를 뒤바꾼 유명한 군사작전인 인천상륙작전을 그린 작품.
리암 니슨은 무려 주인공인 맥아더 장군 역을 맡기로 했다. 이후 한국에서는 배우 이정재, 이범수가 영화에 합류하며 영화의 격은 한층 높아졌다. '인천상륙작전' 측은 지난 10월 30일 제작발표회를 갖고 영화에 대해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화는 2016년 개봉 예정.
#5. 부산국제영화제 VS 부산시 갈등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와 부산시의 갈등은 지난해 제19회 BIFF에서 영화 '다이빙벨'을 상영한 것을 계기로 불거졌다. 부산시가 '다이빙벨'의 상영을 반대했고, BIFF 측이 이에 반발, 상영을 강행한 것. 이후 부산시는 BIFF 집행위원회를 지도·점검했고 이 과정에서 이용관집행위원장이 사퇴권고를 받았다고 알려졌다. 또 부산시는 올해 제20회 BIFF가 끝난 후 감사원이 지난 9월 발표한 감사결과를 근거로 이용관 집행위원장 및 관계자 3명을 부산지검에 고발했다.이에 대해 BIFF 측은 공식입장을 배포, "부산시의 이번 고발조치는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에 따른 명백한 보복입니다. 그동안 부산시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해 여러 트집을 잡아 이용관 집행위원장을 사퇴시키려 하였습니다"라고 입장을 낸 상황이다.
#6. 대종상 파행
올해 열린 제52회 대종상 영화제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많이 욕을 먹은 영화 시상식으로 기억될 듯하다. 많은 수상자들이 시상식 자리에 참석하지 못해 대리수상이 남발된 것. 수상 후보로 지명된 배우들은대부분 스케줄 상의 이유로 불참했지만 많은 이들이 이 같은 파행의 이유가 대종상 주최 측의 부적절한 발언 때문이라고 보는 편이다.
대종상 영화제 측은 시상식 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리수상은 바람직하지 않다. 참석하지 않으면 상을 주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주기로 결정했다"며 참석하지 않은 배우들에게 상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시상식의 공정성과 권위를 떨어트리는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대종상 영화제 측은 2주 전에 배우들의 섭외에 나섰다고 알려지며 스케줄을 이유로 참석하지 못한 배우들의 속사정이 공개되기도 했다. '대리상'이라는 오명을 쓴 대종상의 '역대급' 파행으로 인해 약 1주 뒤 열린 제36회 청룡영화상은 반대급부로 이미지 상승 효과를 받았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7. 유아인·강동원 신드롬
2015년 여름과 가을, 관객들은 이 두 남자에게 빠져 보냈다. '아인시대'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유아인과 '장르는 강동원'이라는 찬사를 이끌어 낸 강동원이 그 주인공. 먼저, 유아인은 8월 개봉한 영화 '베테랑'에서 안하무인 재벌 3세 조태오 역을 맡아 탁월한 연기력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는 싸이코패스에 가까운 캐릭터를 강렬하게 연기하며 주인공 황정민과 대립을 이뤘고, "어이가 없네?" 등의 명대사를 만드는 데 일조했다. 특히 '베테랑'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기록을 세웠고, 유아인의 영향력은 더 커졌다. '베테랑'이 끝나고 곧 나온 작품이 9월에 개봉한 영화 '사도'였다. '사도'에서 유아인은 아버지로 인해 뒤주에 갇혀 죽게 된 비운의 사도세자 역을 맡아 '베테랑'과는 또 다른 색깔의 연기로 관객들을 울렸다. 현재 그는 SBS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 출연하며 '아인시대'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중반기가 '아인시대'였다면, 후반기는 돌아온 강동원으로 인해 여성 관객들의 마음이 갈대처럼 흔들렸다. 영화 '검은사제들'에서 강동원은 구마의식을 행하는 김신부(김윤석 분)를 돕는 최부제 역을 맡았는데, 개봉도 하기 전에 화제를 모았던 것이 '사제복을 입은 강동원'이었다. 전작이었던 '두근두근 내 인생'에서 다소 어리바리한 젊은 아빠 역을 맡았던 그의 180도 다른 변신은 전설의 '꽃미모'를 되살렸다는 점에서 많은 여성 관객들을 극장으로 끌어 모았다. 영화에 대한 평 역시 좋아 윈-윈 효과가 일어났고, 김윤석과 강동원의 두번째 호흡이 호평을 받았다.
#8. 이준기 '레지던트 이블6' 캐스팅
배우 이준기의 영화 '레지던트 이블' 깜짝 캐스팅은 많은 국내 관객들을 놀라게 했다. 그의 캐스팅 소식은 '레지던트 이블6: 더 파이널 챕터'(이하 '레지던트 이블6')를 촬영 중인 할리우드 배우 밀라 요요비치가 자신의 SNS에 함께 찍은 사진을 게재하면서 알려졌다. 이후 '레지던트 이블6'의 수입, 배급사인 UPI코리아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이준기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레지던트 이블6'의 촬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이준기의 출연은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 전체를 통틀어 첫 한국 배우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그가 맡은 배역은 구체적으로 밝혀지지는 않았다. '레지던트 이블6'는 2017년 1월 개봉 예정이다.
#9. 톰 하디 기습·극비 방한
12월 할리우드 배우 톰 하디의 기습적, 극비 방한은 국내 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톰 하디는 올해 영화 '매드맥스:분노의 도로'를 흥행시키며 국내에서도 많은 팬들을 모은 떠오르는 스타. 영화 '다크 나이트 라이즈'와 '인셉션' 등에도 출연했다.
그의 방한 소식은 SNS를 통해 서울 이태원, 홍대 일대에서 목격담이 퍼지며 알려졌는데, 특히 지난 19일에 서울 한남동의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열린 더 모노톤즈의 콘서트를 관람한 것으로 알려지며 눈길을 끌었다. 이번 방한은 영화 '레버넌트:죽음에서 돌아온 자', '레전드' 등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톰 하디는 이후 '레전드'가 현재 상영되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는 자신의 에이전시를 통해 한국 배급사 쪽에 연락을 취했고, 스스로 관객들을 만나는 깜짝 무대인사를 하겠다고 자처했다. 이후 그는 본격적인 '레전드' 무대인사에 앞서 극장 밖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팬들을 만나 일일이 악수와 사인을 해주는가 하면 친절하게 사진까지 찍어주는 특급 팬서비스를 보였다는 후문이다.
#10. 홍상수 신작, 로카르노영화제 대상 수상
홍상수 감독의 최신작인 영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는 지난 8월 스위스에서 열린 제68회 로카르노 영화제에서 국제경쟁 부문에서 대상 격인 황금표범상을 수상했다. 또 남자주인공인 정재영은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기도. 로카르노 영화제에서의 대상 수상은 1989년 '달마가 동쪽으로 간 까닭은'의 대상 수상 이후 26년 만의 기록이다. 이로써 홍상수 감독은 전 세계가 사랑하는 감독의 자리를 공고히 하게 됐다. /eujenej@osen.co.kr
[사진] (위에서부터) '내부자들', '암살', '베테랑' 스틸 컷, 송승헌 트위터, OSEN DB., '사도' 스틸 컷, '검은 사제들' 포스터, 나무엑터스 제공, 언니네 홍보사 제공, 화인 컷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