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외교관으로만 두기에는 아까운 예능 맞춤형 인재가 나타났다. 지난 캐나다 여행 편에서 남다른 예능감을 뽐낸 후 이번 뉴질랜드 편에서 가이드를 자처하고 나선 존 라일리를 두고 하는 이야기다. 시종일관 에너지와 열정이 넘치지만 어딘가 허술하고, 밉지 않은 허세로 자국 사랑을 보여주는 그의 존재감은 기존 멤버들을 위협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지난 23일 방송된 JTBC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이하 ‘내친구집’)에서는 존 라일리의 나라 뉴질랜드로 떠난 친구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존은 여행에 앞서 자신의 일터인 뉴질랜드 대사관저로 친구들을 초대했다. 이 자리에는 클레어 펀리 대사도 함께 했고, 극진한 태도로 그를 보필하는 존의 모습에 친구들은 어리둥절해 하며 이중생활을 폭로했다. 이어 장위안은 중국어에 능숙한 대사에게 중국어로 “존 형이 우리한테 매일 화를 낸다”라고 밝혔고, 중국어를 못하지만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존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큰 목소리를 냈다.
존은 지난 캐나다 여행에서 기욤의 생일파티를 준비하다 넘치는 열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생일 노래를 제대로 부르지 못하는 장위안을 혼낸 바 있었다. 이후로 존은 친구들 사이에서 화가 많은 형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됐고, 이에 존은 억울함을 토로하며 자신의 성격은 “외교관이기 때문에 외교적”이라는 싱거운 농담으로 변명을 하기도 했다.
이런 그는 친구들에게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경치와 마오리 문화,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까지 소개해 줄 생각에 여행 전날 아이처럼 들뜬 모습을 감추지 못했고, 다음 날 선발대인 이정, 타쿠야, 수잔과 함께 뉴질랜드 남섬으로 향했다. 이들의 첫 번째 목적지는 퀸스타운이었다. 비행기에서 내린 친구들이 화창한 날씨에 감탄하며 “차석 대사 형이 날씨까지 준비하셨답니다”라고 말했고, 이에 존은 자신의 휴대폰을 꺼내더니 “뉴질랜드 정부 직원이니까 날씨도 준비했지. 잠깐 날씨 좀 조절하고 갈게요. 2도만 낮춰주세요”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이렇게 클래스가 다른 외교관 친구 투어는 자로 잰 듯한 폭풍 이동으로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을 알렸다. 차로 이동하는 동안 뉴질랜드에 관한 간단한 상식을 알려주며 스쳐 지나가는 주변 경관에 대해 설명하는 동안 퀸스타운에 위치한 레저 타운에 도착했다. 다짜고짜 퀸스타운에서 가장 높은 곳으로 갈 거라며 친구들을 이끈 그는 “빨리 빨리, 시간 없어”를 외쳤고, 이내 전망대에 도착했다. 존이 친구들을 높은 곳으로 데리고 온 건 레포츠로서 세계 최초로 번지점프대를 설치, 번지점프의 성지가 된 뉴질랜드에서 친구들을 위한 번지점프 체험을 위해서였다. 뉴질랜드에 오자마자 번지점프를 하게 된 친구들은 당황스러움을 표하면서도 결국 그의 말에 따랐다.
하지만 여기서 반전이 있었다. 번지점프 경험이 있는 친구들과 달리 존만 유일하게 번지점프 경험이 없었던 것. 친구들 앞에서 앞장서서 번지점프대로 이끌던 모습과는 반대로 두려움에 떨면서도 존은 나이 마흔에 번지점프에 첫 도전하게 됐고, 최악의 포즈를 취한 사람이 와카티푸 호수에 입수하는 벌칙을 건 내기를 했다. 모두의 예상처럼 꼴찌를 차지한 건 존이었다. 결과에 좌절하며 자리에 주저앉은 그는 이내 호수로 향했고, 빙하호라 연중 차가운 호수 물에 망설임 없이 몸을 던져 모두의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후 존과 친구들은 퀸스타운에서 유명하다는 햄버거로 식사를 했다. 비행기에서 내린 후 쉴 틈 없이 달려 온 일정 탓에 해질 무렵이 되어서야 뉴질랜드에서의 첫 끼니를 때우며 친구들은 비로소 여유로움을 만끽했다. “내가 다 준비해놓았다”며 든든한 면모로 친구들을 이끈 존. 하지만 넘치는 에너지와 열정 탓에 그는 연신 친구들을 재촉하며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다. 이런 그가 이끄는 뉴질랜드 투어는 마지막까지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을지, 앞으로 이어질 여행에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내친구집’은 JTBC ‘비정상회담’ 출연진들이 친구의 나라와 집을 찾아가 입으로만 얘기한 문화의 차이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내친구집’에서 부대껴 살며 겪게 되는 좌충우돌 생활을 담는 프로그램이다. 매주 수요일 오후 9시 30분 방송. / nim0821@osen.co.kr
[사진] ‘내친구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