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내부자들' 감독판, 엔딩크레딧까지 일어나지 마세요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5.12.24 09: 27

*이 기사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감독판은 더 송곳처럼 박힌다. 권력자들의 비리를 꼬집는 영화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이 더욱 날카롭고 거칠게 돌아왔다. 마지막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긴장감을 놓칠 수 없게 한다.
‘내부자들’은 대한민국 사회를 움직이는 내부자들의 의리와 배신을 담은 범죄드라마. 감독판인 ‘내부자들: 디 오리지널’에는 본편에서 공개되지 않았던 캐릭터들의 과거 이야기, 추가된 오프닝과 엔딩 등이 50분이 더 담긴다.

안상구(이병헌 분)와 이강희(백윤식 분)의 처음 만났던 순간부터 두 사람이 우정 아닌 우정을 쌓는 장면, 우장훈(조승우 분)의 경찰 시절 등 풍부한 사연들이 더해지면서 캐릭터는 더욱 살아났다. 이와 관련해 우민호 감독은 앞선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감독편을 인물에 관계성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사실 핵심은 인물의 관계성보다 추가된 오프닝과 엔딩신에 있었다. 기존 오프닝은 안상구가 미래자동차 비리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으로 시작한다. 속도감이 느껴지는 화면, 셔터가 터지는 소리, 기자들의 질문 공세, 뉴스 보도 소리까지 강렬하고 임팩트 있게 포문을 열었다.
이에 비하면 감독판에서 추가된 오프닝은 지극히 비유적이었고 또 조용했다. 시간적 순서로 따지면 이어질 장면의 다음 사건 정도. ‘왜 폭로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안상구는 영화 이야기를 한다. 기자는 핵심을 요구한다. 이에 안상구는 말한다. 복수심보다 내 손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난 손이 좋았단 말여”라는 그의 말은 큰 울림을 준다. 어쩌면 모두가 목숨을 내던져 누군가의 잘못을 폭로하려고 할 때면, 직접적으로 자신에게 위해가 가해졌을 정도가 돼서야 움직이는 것이 아닌지 말이다.
엔딩 역시 더욱 아프게 살을 찌른다. 복수로 마무리된 본편에서 추가된 장면은 배우들이 꼽는 가장 인상적인 장면. 죄수복을 입은 이강희가 등장해 훗날을 도모한다. 그에게는 안상구로부터 잃어버린 오른손 말고도 펜을 들 왼손이 아직 남아있다. 어차피 대중은 금방 잊고 새 떡밥을 던져주면 된다는 그의 말은 본편에서 “대중은 개, 돼지입니다”는 대사를 다시 한 번 상기하게 된다.
이와 관련해 우민호 감독 역시 “더욱 더 경각심을 가지고 그들을 포기하지 말고 계속 주시했으면 좋겠다. 제가 이 영화를 통해서 하고 싶은 말이었다”고 밝힌 바.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이어질 추가된 엔딩을 기다리는 것에서 권력자들의 비리에 시선을 끝까지 거두지 말자는 메시지가 강조된다. 그래서 감독판은 더욱 리얼하고 거칠게 다가온다. / besodam@osen.co.kr
[사진] '내부자들' 감독판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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