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훈이 이렇게 웃겼었나. 그는 농구 선수 출신답게 멘트를 탁탁 맞받아치며 ‘드리블’을 연상케 하는 토크 스킬로 방송의 재미를 높였다. 특히 누구도 쉽게 건드릴 수 없는 김구라마저 들었다 놨다하는 ‘예능 헐크’의 진면목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는 서장훈, 배우 이하늬, 개그우먼 이국주, 셰프 샘킴이 '산타 어벤져스' 특집에 출연했다. 특히 서장훈은 이날 모든 출연자와 MC들과 찰떡같은 호흡을 보여주며 단연 시선을 사로잡았다.
방송 초반 그는 ‘사남일녀’에 함께 출연한 적 있는 이하늬의 대변인으로 적극 활약을 펼쳤다. 이국주의 팔뚝을 매만지며 의도치 않게 그를 ‘멕이는’ 이하늬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자 서장훈은 “본인의 마음은 멕이는 게 아니다. 느끼는 사람이 그렇게 느끼는 거다”라며 오빠의 마음으로 감싸주기를 시전했다.
그런가하면 셀프 폭로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그는 일부러 김국진의 옆에 앉혀달라고 제작진에게 부탁했다며 “같은 입장이다. 김국진의 옆에 있으면 마음이 편하다”라고 말했다. 둘 다 이혼한 경험이 있다는 점을 암시한 것. 그러면서도 김구라가 자신의 또 다른 약점을 폭로하려 하자 “제가 진짜 또 한 번 느끼는 건데 저 형 옆에서는 숨만 쉬어야겠다”라며 재치 있게 넘어 가는 능수능란함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이날 그는 예능인으로서의 고민을 털어놨다. ‘사남일녀’ 때부터 거의 출연을 MBC 프로그램만 했는데, 현재는 SBS와 JTBC를 하니까 MBC랑 관계가 소원해진 게 아닌가하고 걱정했다는 것. 이에 MC들이 ‘복면가왕’을 제안하자 “내가 유일하게 못 나가는 프로그램이 아니냐”며 발끈하는 모습으로 웃음을 선사했다.
이어 김구라에 대해 섭섭한 점도 언급했다. 그는 김구라와 사석에서도 자주 만난다며 “요즘 유독 화가 많아졌다. 방송하다가도 나한테 진심으로 화를 낸다”라며 “녹화 끝나고 출연한 학생한테 덕담을 해주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하지 마라’라며 버럭하더라. ‘이 형이 나한테 진짜 화가 났구나’ 생각했다”라고 섭섭함을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서장훈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MC들이 준비한 선물을 고르라는 말에 “구라 형 선물은 정말 받지 않겠다. 100% 자기가 쓰던 골프채다”라며 남다른 눈치를 자랑해 김구라까지 놀라게 만들었다.
이처럼 서장훈은 이날 방송에서 다른 게스트들과 호흡은 물론, 김구라를 비롯한 MC들과도 깨알 같은 '케미‘를 자랑하며 예능 헐크다운 활약을 펼쳤다. 특히 잠깐의 여백도 허용하지 않는 시기적절한 멘트는 서장훈만의 특징이자 장점이기도 하다. 이제는 프로그램 4개로도 부족하다. 더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개를 펼칠 그의 모습을 기대해본다. / jsy901104@osen.co.kr
[사진] MBC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