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정우람 향해’ 봉민호, 본격 출항 알리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12.24 17: 29

SK는 이번 프리에이전트(FA) 시장에서 정우람(30)이라는 핵심 불펜 요원을 잃었다. 정우람은 ‘SK 왕조’의 왼손 계투진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구단이 받는 타격은 더 뼈아팠다.
재활을 마치고 본격적인 부활의 날개를 펼 박희수, 올해 트레이드로 영입한 베테랑 신재웅, 전천후 스윙맨 고효준, 그리고 올해 영입한 원용묵과 이승호 등이 있지만 모두 30대 선수들이다. SK로서는 앞으로 10년을 내다본 새로운 왼손 전력 정비에 대한 필요성이 증대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SK가 기대를 걸고 있는 신진급 왼손 자원이 더러 있다. 2015년 신인인 봉민호(19)는 그 주인공 중 하나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SK의 2015년 신인드래프트 지명을 받은 봉민호는 올해 이렇다 할 성적을 남기지 못했다. 프로 입단 후 찾아온 부상 때문이다. 어깨에 통증이 있어 재활군과 루키군을 오고 갔다. 한창 혈기왕성한 나이에 경기 출전을 하지 못했다는 것은 이 신인선수에게는 큰 좌절이었다. 봉민호는 “경기에 나서지 못해 답답했다. 경기 경험과 감각이 많이 떨어졌다”고 2015년을 돌아봤다.

그렇게 힘든 2015년이었지만 막판에는 희망을 봤다. 몸 상태가 좋아졌고 다시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SK의 애리조나 교육리그에 파견된 것은 물론 11월에는 가고시마 특별캠프에도 참가하며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가고시마 특별캠프 파견은 팀이 봉민호에게 걸고 있는 기대치를 단적으로 대변한다. 이를 잘 아는 봉민호 또한 이 기나긴 훈련을 계기로 2016년 도약의 발판을 만든다는 각오가 대단하다.
봉민호는 “애리조나 캠프의 경우는 긴장을 많이 했다. 해외 캠프를 가는 것이 처음이었기 때문”이라고 웃으면서 “비슷한 또래들이 많이 갔다. 재밌고, 또 편하게 훈련에 임했던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정반대로 가고시마 특별캠프는 많은 선배들의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됐다. 봉민호는 “선배들이 많이 계시다보니 밖에서 같이 다니기도 하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각기 다른 수확을 뽑았다. 미국과 일본을 거친 봉민호의 시선과 자신감은 많이 성장해 있었다.
구단 관계자들이 뽑는 봉민호의 최대 장점은 제구력이다. 제춘모 퓨처스팀(2군) 투수코치는 “제구력이 좋다”라며 농담과 기대를 섞어 ‘SK의 스기우치’라고 부를 정도다. 제구 자체만 놓고 보면 1군에서도 기복 없이 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신인 선수들이 제구에 항상 발목이 잡힌다는 것을 고려하면 이 또한 큰 재능이다. 이에 대해 봉민호는 “솔직히 구속은 조금 떨어진다. 하지만 제구에는 자신이 있기 때문에 변화구와 빠른 공 제구에 대해 더 중점을 뒀다”라고 설명했다. 한계가 있는 구속보다는 자신의 장점을 더 살리겠다는 각오다.
아무래도 1년간 공을 던지지 않아 감각과 구속이 완벽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봉민호다. 봉민호는 “가고시마 캠프에서는 구속을 조금 더 끌어올렸다. 예전보다는 공의 힘이 조금 더 생긴 것 같다. 또한 커브를 잘 던지지 않았는데 김원형 코치님에게 커브 구사에 대한 많은 조언을 받았다”라면서 “예전과 비교하면 전체적인 부분에서 조금씩 올라오는 것 같다”라고 의의를 뒀다. 아직 부족하지만 왼손 불펜의 자리가 빈 만큼 최선을 다해 내년에는 1군에 진입하겠다는 속내도 엿볼 수 있다.
봉민호는 가장 보완해야 할 점으로 “유연성이다”라고 잘라 말한다. 유연성을 길러 좀 더 폼을 매끄럽게 만든다면 장점인 제구력도 더 좋아질 것이라는 아쉬움이다. 물론 하루아침에 될 일은 아닌 만큼 앞으로 갈 길은 멀다. 그래서 더 기대가 모인다. 누가 봐도 유연하고 예쁜 폼에 제구력을 갖췄던 10년 전의 정우람은 경험을 쌓으며 리그 최고의 투수로 성장했다. 봉민호도 비슷한 재능을 갖추고 있다. 여러모로 정우람을 연상시키는 봉민호가 SK의 기대를 한껏 모으는 이유일지 모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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