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클릭비 멤버 김상혁(32)과의 인터뷰는 기자가 최근 들어 가장 긴장한 인터뷰였습니다. tvN 코미디 프로그램 ‘SNL 코리아’에 출연해 스스로 자신의 음주운전 물의 후 거짓말 논란에 대해 개그로 승화했지만, 그래도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꺼낼 수밖에 없는 언론 인터뷰는 많이 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지난 해 이후 방송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꾸준히 하고, 반성의 시간을 담담담하게 밝히며, 다시 한 번 사과의 뜻을 전했던 김상혁이었습니다. 그래도 인터뷰 때 민감한 이야기를 했을 때 어떻게 받아들일지 걱정을 했던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대중의 궁금증을 대신해 기자가 조심스럽게 질문을 한다고 해도, 이를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스타들은 생각보다 많습니다.
김상혁을 만난 것은 지난 23일 오후였습니다. 인터뷰 전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알고 있는 김상혁이라는 연예인은 말을 조리 있게 하는 사람은 아니라고 오해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10년 전 그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을 때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거나 답을 하지 않으면 어떻게 다시 질문을 해야 하나 고민을 했습니다. 저의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습니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는 진심이 담겨 있었고, 귀에 쏙쏙 들어왔습니다.
김상혁은 최근에 방송에서 공개했던 건담 프라 모델 조립 취미와 만화책 모으기 등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자숙 기간 동안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있었는지, 왜 음주 운전 뺑소니 사고를 하고 거짓말을 했는지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를 했습니다. 무려 10년간 활동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원망도 없으며, 자신의 실수에 대해 질타를 받을 만 했다고 반성의 뜻을 재차 밝혔습니다. 또한 최근 그를 향한 따뜻한 시선에 대해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해 기자를 비롯해 소속사 식구들을 뭉클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더욱 겸손하고 열심히 활동하며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마음가짐도 드러냈습니다. 그가 인터뷰 중에 가장 많이 한 말은 감사하다는 말이었습니다. 과거 철이 없어서 거짓말을 했고, 그래서 대중을 실망시켰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면서 활동을 하겠다는 뜻도 가지고 있는 성숙한 남자였습니다. 20대 내내 어두운 터널을 건넜던 그는 비슷한 나이의 기자보다 속이 더 깊은 사람이었습니다.
김상혁과는 1시간 정도 대화를 했습니다. 자신의 말을 꾸미거나 예쁘게 포장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질문에 대해 솔직한 진심을 전했습니다. 어떤 질문도 피하지 않았습니다. 보통 연예인들은 자신이 하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인터뷰 때 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김상혁에게 인터뷰 말미에 물었습니다.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해달라고 말이죠. 그는 잠시 고민을 하다가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했습니다. 올해 첫 크리스마스 인사를 김상혁에게 들을 줄은 몰랐습니다. 예상 못한 답이었습니다.
김상혁은 방송과 함께 클릭비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에게는 큰 꿈은 없습니다. 지금처럼만 방송에 출연하며, 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기를 바란다고 합니다. 소박한 꿈입니다. 원조 ‘꽃미남 아이돌’인 김상혁의 창창한 2016년을 함께 응원합니다. / jmpyo@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