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위대한 유산’ 임권택·김태원, 아버지란 이름의 감동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12.25 06: 56

‘위대한 유산’이 아버지는 그 이름만으로도 감동을 안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아들에게 위로를 하는 영화 감독 임권택과 소통을 하는 법을 알려주는 김태원의 투박하지만 진심이 묻어나는 노력이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위대한 유산’은 임권택과 권현상 부자가 함께 밥을 먹으면서 이런 저런 대화를 하는 모습과 김태원이 자폐를 앓고 있는 아들 김우현과 배드민턴을 치는 모습이 담겼다.
임권택은 젊었을 때 지독하게 가난해서 사흘을 굶었고, 결국 죽을 생각까지 했다가 무서워서 삶의 의지를 갖게 됐다고 털어놨다. 권현상은 처음 듣는 아버지의 역경에 먹먹해 했다. 이어 임권택은 권현상에게 “힘들지 않니?”라고 물어봤다. 연기자로서 성장하기 위해 무던히도 노력하는 아들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이자, 격려였다. 그는 “이겨내야 한다. 힘든 것, 그런 것 없이 잘되는 일은 없다”라고 조언했다.

또한 임권택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언제 죽을지 모르는데 언제 아들과 이런 이야기를 해보겠느냐”라면서 “어쨌거나 성실하게 아버지 인생이 허망한 인생이 아니었다고 생각을 하면, 날 따라서 성실하게 사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라고 아들이 자신을 본받아 성실하게 살길 바란다는 소박한 꿈을 밝혔다.
권현상에게 임권택이라는 아버지는 인생의 길라잡이가 되고도 남았다. 성실과 노력으로 거장이라는 칭호를 듣게 된 감독 임권택. 존재 자체로 임권택은 아들에게 큰 산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될 터. 더욱이 아들에게 성실함을 강조하고, 역경 없이는 성공이 없다고 조언을 하는 아버지의 든든한 이야기는 아들에 대한 투박하지만 진심이 가득한 사랑이 묻어났다.
또 다른 아버지 김태원도 감동을 안겼다. 김태원은 이날 세상과의 소통이 필요한 아들 김우현과 공원에서 배드민턴을 쳤다. 생판 모르지만 이 부자의 모습을 보던 사람들이 하나둘 도와 함께 배드민턴을 칠 수 있게 됐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책처럼 김태원은 주변 사람들의 조언대로 아들에게 배드민턴을 가르쳤고, 비로소 땅만 바라보던 김우현이 사람들을 보며 배드민턴 채를 잡았다.
김태원은 “좋은 사람이 있다는 것, 엄마 아빠 외에도 이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계기가 됐다”라고 감격해 했다. 누군가에게는 별 일이 아닐 수 있지만,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법을 조금씩 배우는 김우현, 그런 아들을 위해 답답하지만 차근차근 가르치는 아버지 김태원의 일상은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울화가 치밀 법도 한데 아들에게 “잘했다”라는 칭찬을 거듭하며 소통을 하는 김태원의 노력과 조금씩 변화하는 김우현의 하루하루를 응원하며 보게 됐다.
아버지이기 때문에 아들에게 조언을 할 수 있고, 아버지이기 때문에 진심을 다해 길라잡이가 되고자 하는 것. 임권택과 김태원이 이날 ‘위대한 유산’을 통해 보여준 우리가 살아가는 삶 그대로다. 두 사람은 우리 아버지와 같이 자식을 위해 꿋꿋하게 버티고 있었고, 그런 두 사람을 보며 시청자들은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 ‘위대한 유산’이라는 가족 예능은 이렇게 크리스마스 전야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 jmpyo@osen.co.kr
[사진] ‘위대한 유산’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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