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방 신드롬의 선두주자에 선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이하 ‘헌집새집’)가 저렴한 가격으로 활용 가능한 셀프 인테리어 팁만을 전수하다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가구의 배치를 바꾸고 소품에 변화를 주며 방을 새롭게 꾸민다는 것은 단조로웠던 일상생활에 변화를 꾀하는 일이기도 하다. 이 작지만 큰 변화는 누군가에게 아픔을 치유하는 계기가 되고, 새로운 도약을 꿈꿀 수 있는 희망을 선사했다.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JTBC 예능프로그램 ‘헌집새집’ 3회에서는 의뢰인으로 개그우먼 김영희가 출연했다.
이날 공개된 김영희의 방은 나름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지고 꾸며보고자 했던 시도가 엿보였다. TV테이블과 화장대, 책장은 그가 하나씩 사서 모은 가구들로 마련되어 있었고, 방 안에는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이사를 오면서 구입한 침대와 붙박이장은 기존 가구와 구색이 맞지 않았고, 같은 방 안에서 벽지마저도 달라 통일성이 보이지 않았다. 이에 김영희는 “원래는 유럽풍 소공녀 방처럼 만들려고 했는데 망했다”라며 북유럽풍의 인테리어로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평소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이 있다. 방에 들어왔을 때만큼은 그런 걸 느끼지 않을 수 있게 해 달라”라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이런 그의 방에서 특히나 눈에 띈 건 침대 머리맡부터 시작해 장식장까지 빼곡하게 자리한 인형과 블록 장난감이었다. 김영희는 “나름 잘 나갔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다음 코너 할 때마다 부딪치는 벽이 있었고 마음 터놓을 사람도 없었다. 그러다 보니 우울증이 시작됐고, 뜻대로 안될 때마다 인형을 사 모으고 조립했다. 인형은 내게 보물이나 동반자 같은 존재다”라고 고백했다. 단순히 장난감을 좋아해 수집을 즐긴 것으로 보였던 소품들은 김영희가 힘든 시간을 보내는 동안 그를 위로해 준 소중한 물건들이었던 것이었다.
이에 황재근과 홍석천, 제이쓴과 정준영은 김영희의 요청에 따라 북유럽풍 인테리어로 방을 꾸미면서도 무엇보다 그의 인형을 수납할 공간에 중점을 뒀다. 양 팀 모두 골칫거리였던 붙박이장의 문짝을 떼어 낸 후 벽지를 바르거나 색에 변화를 주고, 떼어낸 문짝으로 칸막이를 새로 만드는 등의 변화를 줬다. 이렇게 인형 수납을 위해 완벽하게 탈바꿈한 공간에 김영희는 만족을 표했고, 고민 끝에 빈티지 자연주의로 가득한 북유럽의 정석 인테리어를 재연하면서도 수납공간이 더 많아 보이는 제이쓴과 정준영의 손을 들어줬다.
새롭게 변신한 방에서 김영희는 더없이 밝은 얼굴이었다. 아늑하면서도 그가 원했던 북유럽 스타일을 그대로 옮겨놓은 방에서 김영희는 “여기서 잠을 이루고, 책을 읽고 더 대박날 수 있는 제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렇듯 인테리어를 바꾼다는 건 그 공간을 사용하는 이에게 과거의 나를 버리고 새로운 나를 꿈꿀 수 있게 만드는 마법과도 같은 일이었다. ‘헌집새집’의 도움으로 새로운 나만의 공간에서 심기일전한 김영희. 다시 한 번 안방극장에 밝고 유쾌한 웃음을 선사할 그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한편 '헌집새집'은 스튜디오에 연예인(의뢰인)의 방을 그대로 옮겨와 실용만점 셀프 인테리어 팁들을 전수하며 바꿔나가는 배틀 방식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매주 목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송 된다. / nim0821@osen.co.kr
[사진] ‘헌집새집’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