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살인 누명을 쓰고 사형수로 복역 중이다. 그런 아버지의 무죄를 밝히고자 아들은 변호사가 됐다. 하지만 재벌 그룹이 연관돼 있는 살인사건이라 무죄를 밝히기까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런 그에게 연애가 웬말인가.
24일 방송된 SBS 수목 드라마 '리멤버-아들의 전쟁' 6회에서 이인아(박민영 분)는 4년 만에 변호사가 돼 나타난 서진우(유승호 분)를 보고 심란해했다. 그가 성추행 의혹을 받고 있는 피고인을 검사인 자신과 맞서 변호했고, 재판 분위기를 뒤집었기 때문이다.
재판 후 이인아는 화가 나 술을 마셨다. 그리고는 "내가 왜 검사가 됐는데? 네 아버지 그렇게 만든 범인을 잡으려고 그러는 거다. 그런데 왜 우리가 지금 싸우고 있는 건데?"라고 서진우에게 쏘아댔다.
이인아의 마음은 복잡했다. 서진우가 원망스러웠지만 4년 만에 홀연히 나타난 그가 반가웠다. 술에 취한 상태로 그는 "다시 돌아와 줘서 고마워"라고 진심을 말했고, 서진우는 만취한 이인아를 업고 복잡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이 장면은 두 사람의 로맨스의 시작을 예감하게 하기 충분했다. 그래서 안방 시청자들은 불안해졌다. 서진우가 아버지 서재혁(전광렬 분)의 무죄를 위해 절대 악인 남규만(남궁민 분)과 싸워 진실을 얻는 해피 엔딩을 바랄 뿐 이인아와 로맨스는 보고 싶지 않다는 마음에서다.
하지만 서진우를 연기하는 유승호의 눈빛은 멜로 그 자체였다. 게다가 이인아 역의 박민영과 연상연하 '남녀 케미'를 훌륭하게 소화하고 있는 그다. 어느새 성장해 멜로 연기의 가능성까지 내뿜고 있는 유승호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은 '리멤버'가 '결국은 로맨스'로 이어지는 걸 아직 원치 않고 있다. 아직 6회밖에 흐르지 않았지만 서진우를 둘러싼 서재혁, 남규만, 박동호(박성웅 분), 이원종(석주일 분), 남일호(한진희 분), 오정아(한보배 분)와 풀 이야기가 쌓여 있기 때문.
'리멤버'는 영화 '변호인'을 쓴 윤현호 작가의 안방극장 데뷔작이다. 여기에 출연하는 배우들 모두 신들린 듯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확실히 사로잡고 있다. 믿고 보는 대본에 연기력까지 아직까진 흠 잡을 데 없다.
다만 유승호와 박민영의 본격 로맨스물로 흘러간다면 얘기는 달라질 터다. '리멤버'가 휴먼 멜로 장르를 표방하지만 아직 여성 팬들은 유승호의 러브라인을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안 됐다. 시(청자)어머니들의 아우성이 벌써 들리는 듯하다. /comet568@osen.co.kr
[사진] '리멤버' 방송 캡처